[이사람]고건 이화여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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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이 넘은 얘기입니다. 소프트웨어(SW)가 중요하다고 정부 차원의 활성화 대책을 쏟아냈습니다. 그럼에도 산업 환경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그 이유가 뭘까요.”

[이사람]고건 이화여대 석좌교수

고건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다시 한 번 국내 SW산업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011년까지 서울대에서 SW를 가르쳤던 그는 지난 1일 이화여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도 그는 공개SW를 강의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SW민관합동TF도 이끌고 있다.

“기존에 마련된 SW정책 시행을 위해서는 여러 부처가 힘 모아야 합니다. TF는 발굴된 정책에 대한 진척을 체크하고 부처 간 이해 조정, 새로운 정책과제를 발굴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많은 관심을 쏟는 분야는 리눅스를 필두로 한 공개SW(OSS) 분야다. 내달 윈도XP 서비스 지원 종료와 맞물리면서 OSS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아쉽게도 윈도XP 문제 해결 대안으로 OSS로의 전환을 거론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리눅스 전문 인력이 없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 OSS가 제자리걸음만 한 탓입니다.”

그는 한·중·일OSS포럼을 이끌며 OSS산업 활성화와 인력 양성을 주장해왔다.

“한·중·일 3국이 공개소프트웨어 포럼을 시작할 때는 중국 수준이 비교도 안됐지만 지금은 우리가 훨씬 뒤처졌다고 평가됩니다.”

그 동안 중국은 베이징시가 리눅스를 채택했고 일본은 NTT를 중심으로 리눅스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리눅스 생태계는 사실상 다 무너졌다.

“리눅스업체 상당수가 사라졌습니다. 교육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눅스 강좌를 개설했는데 수강생이 3명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몇 번을 그렇게 폐강하고 말았습니다. OSS를 공부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사회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는 구조가 문제입니다.”

그는 늦었지만 윈도XP 지원 종료를 계기로 OSS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어느 특정 회사, 특정 SW에 의존하면 어떤 문제에 봉착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기술지원과 보안패치 안 해주면 우리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대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윈도XP 같은 문제는 앞으로 또 다시 나타납니다.”

특히 정부 데이터의 보존과 관련해 어떤 운용체계를 선택할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OSS는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습니다. 여기에 기술자도 있고 배포 권한도 가질 수 있습니다. 정부가 가진 데이터는 ‘보존’이 생명입니다. 임의로 바꾸거나 훼손·유출할 수 없는 것들이죠. 반영구적으로 보전했으면 좋을 것들인데 이를 기업에 맡길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는 국내 SW산업의 전환점을 OSS에서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가운데서도 OSS 전문 인력이 핵심이다. 제조 산업은 자본·원료·노동이, SW산업은 고급인력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그는 확신하기 때문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