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유통업계가 연내 스마트폰 바코드 결제시스템을 도입한다. 칩은 많이 보급됐지만 사용방식의 불편함 탓에 쓰는 사람이 거의 없는 근거리 무선통신(NFC) 결제 대신 자체 시스템을 만들어 모바일 결제 기반 매출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20일 기가옴, 컴퓨터월드 등 외신은 세계 최대 편의점 체인 ‘세븐 일레븐’과 미국 전자제품 체인 ‘베스트 바이’가 최근 자사 매장 계산대 단말기에서 NFC 기능을 껐다고 보도했다.
이는 NFC 칩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등에 내장돼 보급은 많이 됐으나 이를 결제에 사용하는 고객은 거의 없고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NFC 결제를 계속 지원하는 것이 돈 낭비라는 판단에서 나온 조치다.
NFC 결제 기술은 미국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와 AT&T, T모바일이 구성한 ‘아이시스’ 컨소시엄의 지원을 받고 있다. 구글도 ‘구글 지갑’ 서비스를 발표하며 이를 지원했다. 아이시스는 지난 해 11월 미국 곳곳에 NFC 기반 모바일 결제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에 맞서 세븐 일레븐과 베스트 바이는 월마트, 시어스, 콜스, 로즈, 던킨도너츠, 엑손모빌 등은 ‘머천트 커스터머 익스체인지(MCX)’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스마트폰 화면에 뜬 바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의 결제 시스템을 내놓는 것이다. 이 컨소시엄에는 약 11만개 매장을 거느린 약 70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NFC 결제 진영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스콧 멀로이 아이시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NFC 결제지원을 중단한 유통업체들은 보안성이 뛰어난 결제 기술을 채택하려는 폭넓은 업계 움직임을 거스르고 있으며 이는 엄청난 후퇴”라고 비판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등에 따르면 NFC 결제 규모는 최근 몇 년간 줄어드는 추세다. 가트너는 “2016년까지 NFC 방식 모바일 결제 거래 금액이 380억 달러(약 40조85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으나 불과 1년 만인 작년 1월 거의 절반 수준인 22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SA는 2017년까지 미국 모바일 가입자 중 6%만이 NFC 결제를 쓰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 SK텔레콤이 2002년 ‘모네타’ 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다른 이통사도 가세해 전국에 결제용 단말기 수십 만대를 보급하는 등 약 1000억 원의 투자가 이뤄졌지만 사용자가 거의 없어 사업이 중단됐다.
한편 미국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자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성공했다. 스타벅스에서만 쓸 수 있는 시스템으로, 사용자가 자사 상품권이나 쿠폰을 앱에 등록하면 매장 계산원이 이를 바코드로 스캔하는 방식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