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대한민국 전자정부 UN 평가 3회 연속 1위 성과를 이어가자

한국이 전 세계 전자정부 평가에서 3연속 1위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전자정부 국가로서 위상을 굳혔다. 유엔(UN)이 격년으로 실시하는 평가로 무려 6년 동안 전 세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독보적 기술과 노하우를 토대로 실질적인 전자정부 수출을 일궈내야 할 때라는 데 전문가들은 공감했다. 9일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달개비에서 정부·학계·업계 전문가들은 UN 평가결과 의의와 향후 발전방향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동시에 세계 최고로 인정받은 우리나라 전자정부에 대한 성공요인과 우수성을 홍보하는 방안도 고민했다.

박제국 안전행정부 전자정부국장

오강탁 한국정보화진흥원 전자정부지원본부장

황주성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김미량 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김지섭 LG CNS 상무

고지현 인터젠 이사

사회=서동규 전자신문사 SW산업부장

◇사회(서동규 부장)=유엔평가 전자정부 3회 연속 세게 1위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결과가 어느 정도 큰 성과인지 실감하는 국민이 많지 않은 것 같다. 행정한류로 이렇게까지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오강탁(한국정보화진흥원 전자정부지원본부장)=UN평가제도의 인지도 문제로 보여 진다. 국내 전자정부 서비스에 대한 국민 인지도는 90%에 달할 정도로 낮지 않다. 반면 국민 체감도는 이보다 좀 떨어진다. UN 평가는 공신력으로 볼 때 신뢰할 수 있는 지수다. 그럼에도 UN평가에 대한 국민의 인지도가 낮다는 판단이다.

◇황주성(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UN평가에서 얻은 결과 자체 의미는 크다. 특히 다른 결과와 함께 비교해보면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 국가경쟁력 지수라고 있다. 나라별 평가인데 경제, 교육, 표준 등 거의 모든 부분을 비교·평가한다. 여기에서 우리나라는 59개국 중 20위다. 이와 비교해 전자정부 평가 3연속 1위라는 사실은 엄청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개도국은 지금까지 한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국가로 생각했다. 하지만 한국이 많이 앞서있다. 이제는 정책에 대한 지원요구를 받을 정도로 한국이 주목받는다.

◇김미량(성균관대 컴퓨터교육과 교수)=우리나라 전자정부 서비스를 독보적이다. 예를 들어 아이들의 예방주사 기록은 본인이 다 챙기지 않아도 하나의 사이트에서 의료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예전에는 운전면허 적성검사 갱신을 하는데 교통민원과 가면 신체검사 받거나 최근 건강검진 기록을 가져가야했다. 하지만 지금은 검진기록 안 가져가도 된다.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다. 이런 것이 전자정부인데 국민들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국세청 간소화 서비스도 많이 달라졌는데 알리지를 않는다.

◇사회=세계적으로 선두를 달리는 한국 전자정부의 핵심은 무엇일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 많다. 한국 전자정부를 여기까지 끌고 온 원동력은 무엇인가.

◇김미량=전자정부 성과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매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차근차근 만들어온 것이다. 6년 동안 전자정부 1등이라는 결과는 정량적 지표에 따른 것이다. 지표 자체도 매번 유연하게 바뀌어 왔다. 시대가 요구하는 기술에 따라 지표를 바꿨다. 만약 우리가 처음 1등에 안주했다면 오늘과 같은 결과 없었을 것이다. 전자정부는 3회 연속 1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묻혀 있다. 이럴 때 전시회 같은 것을 열고 국민들 알려야 한다. 기업들 참여하게 하고 해외 바이어를 초대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볼 필요가 있자.

◇오강탁=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정부 리더십,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과 기술,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 세 축이 결합돼 좋은 성과를 냈다. 특히 전자정부는 다부처 간 연계를 통해 서비스를 만든다. 때문에 부처 간 조정이 중요하다. 지난 20년 간 조정의 노력이 있었고 이에 걸 맞는 예산도 배정했다. 물론 기업들도 기술을 가지고 원하는 서비스 만들었다.

◇황주성=지난 2012에 연속으로 평가 1위를 했는데 그 원인은 2001년 구성된 전자정부 특위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그 이전까지는 각 부처별로 전자정부 사업이 추진됐다. 우선순위 조정 같은 게 없었다. 이전까지는 다른 부처 DB(데이터베이스)공유도 쉽지 않았다. 특위 만들고 여러 부처에서 같이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고 구현했다. 대표적인 것이 전자정부 31대 과제다. MB정부에서도 범정부 전자정부라는 틀을 만들었다.

◇고지현(인터젠 이사)=다부처 연계사업을 하는데 있어 각 부처에 예산을 나눠줬다면 이 같은 성과 없었을 것이다. 다부처 연계사업은 통합 사업으로 예산을 줬다. 전자정부 지원 사업을 부처에 나눠주지 않고 주무부처가 통합적으로 예산을 받아 집행했다. 이것이 주효했다.

◇김지섭(LG CNS 상무)=여러 배경이 있지만 부처 가운데서도 여러 부처를 조율하기 수월한 안행부가 전자정부 사업을 주도한 것이 잘된 일이라고 본다. 전자정부 사업은 한 부처가 추진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예산과 업무 우선순위 등을 조정할 수 있는 부처가 주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회=우수한 평가를 받은 한국 전자정부, 이제는 수출로 실질적 성과를 이뤄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자정부 수출현황과 전망은 어떤가.

◇박제국(안전행정부 전자정부국장)=3회 연속으로 일등을 차지한 것에 대해 자족하지 말고 내실을 다져야 할 때다. 이 같은 성과에 기반해 전자정부 수출확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UN공공행정포럼 행사에 1400여명 해외손님이 찾아왔는데 선진국과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한국의 성공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한다. 성공요인을 보자면 과제를 부처 관점이 아니라 국민 관점에서 서비스를 개발했다. 또 이를 제공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업무 프로세스를 고쳐야하는지 안을 만들고 관련 부처가 수용토록 한 행정혁신이 중요했다. 덧붙여 IT를 활용하고 정부 기능 조직분야 공무원들이 공감하고 수용한 요인도 컸다. 이 부분을 해외에서도 알고 있다. 영국에서는 행정노하우에 대해 협업하고 싶다고 했다. 미국도 우리나라에 연방공무원 연수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황주성=어떤 나라에 어떤 시스템 가고 앞으로 남은 부분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전략적 지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 국가 전체 해외전략을 보여주는 지도는 있는데 전자정부 맵도 있어야 할 것이다. ODA는 우리나라가 해외에 지원하는 사업 중 비중이 작다. 차관 등 유상으로 가는 부분이 크다. 이 부분은 컨설팅 들어가는데 이는 국내에서는 관여를 못한다. 전자정부 수출하려면 시스템 기업만 얘기할 것이 아니라 컨설팅 능력 키워야 한다. 은퇴한 사람이나 공무원 재교육해 수출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오강탁=부처 간 협업과 산하기기관간 협업도 중요하다. IT국제 진출 기능지원을 NIA, KISA, NIPA 모두 가지고 있지만 일부는 중첩된다. 협업 시너지가 좀처럼 안 나는 것 중 하나는 전자정부다. NIA가 총체적으로 관리하는데 KISA, NIPA의 협업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총괄 조정기능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역할 조정 필요하다. IT수출의 상당수가 전자정부 수출이라면 NIA가 총괄조정을 기능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수출을 위해 협력해야 할 기관들이 분산돼 있다. 정보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월드뱅크나 IDB 등 국제기구도 활용해야 한다.

특히 전자정부 수출은 단순히 경제 관점으로만 보지 말고 포괄적이 접근방식 필요하다. 어느 부처가 어떤 자원을 가지고 있던지 국가 전체 차원에서 마음을 모아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후속사업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지현=외국에 수출할 수 있는 것은 공항과 물류시스템이 같이 들어가는 융·복합 형태를 고려해야한다. 기존에 31대 과제 등 단일화된 시스템으로는 어렵다. 문제는 해외에서 자금을 가진 월드뱅크 같은데서 우리나라 기업보다 다국적 기업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대기업도 번번이 고배를 마신다. 하물며 중소기업은 더 어렵다.

◇사회=컨트롤타워 얘기를 잠깐 하자. 전자정부 사업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조직이 필요해 보이기는 한데 현 상황은 어떤가.

◇고지현=전자정부 수출의 문제점으로 컨트롤타워 부재문제가 거론된다. 각 부처별로 ODA자금이 있는데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주는 곳이 없다. 각 부처의 작은 예산으로는 해외에서 수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컨트롤타워 구축해서 이런 부분 활용하라고 홍보해야 한다. 그나마 있던 예산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2분기 NIPA 전자정부 재원 줄어들었다. NIA도 지난해 했던 초청연수와 올해 연수예산이 다르다.

◇박제국=컨트롤타워 고민 많은데 모든 부처에는 역할이 있고 어느 한 부처가 이를 다 할 수 없다. 정부 전체 차원에서 거버넌스 체계를 갖춰 협업하고 있다. TF 만들고 연구용역 진행 중이다. 산하기관 기업들 참여해 수출전략지도도 만들었다. 나라별 특징, 조심해야 할 부분, 기회요인, 정보공유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이질 것으로 본다.

◇김지섭=사실 대기업들도 최근 해외사업에서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 초기 컨설팅 중요한데 이것과 시스템 구축은 별도다. 최근에는 후속사업도 없다. 대기업 참여제한으로 참여할 수도 없다. 그래서 상당수 대기업들이 소위 에이전트 사업 많이 한다. 이 역시 컨트롤타워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된다.

◇황주성=컨트롤타워 필요하지만 단일창구를 만드는 것은 곤란하다. 정보화 예산이 3조원 정도 되는데 전자정부 아니라 공항구축 대운하 등에도 정보화 예산 들어간다. 이 부분이 예산도 3조원가량 된다. 대형 국책 인프라에 정보화가 들어가는데 이 부분까지 포함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행정한류와 같은 전자정부 확산이 필요하다. 기존에 이 분야에 능통한 사람들 많다. 이런 사람들 체계적으로 지원해서 풀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자정부 구축사업은 시작에서 마무리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사업이 대부분이다. 중소기업이 매달리면 고사한다. 대기업이 이를 운영하는 게 부담인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업으로 상생모델을 찾아야 한다.

◇사회=실질적인 전자정부 수출확대를 위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수출전략을 제시해 달라.

◇오강탁=과거 우리 행정시스템이 만들어질 때 경험을 돌아보면 시스템은 대부분 미국에서 수입했다. 그런데 이것이 한국에 정착되지 않았다. 우리 문화 정서에 부합되지 않았다. 융합형 통합모델이어야 한다. 이 시스템이 작동 가능한 융합형 시스템이어야 한다.

◇김미량=수출에 연연하기보다 ODA와 연계해서 마스터플랜 같은 것 만들어 시스템 나열하고 컨텍포인트 연결하는 작업 필요하다. 현 정부는 지난정부에 비해 컨트롤타워 기능 있는 것 같다. 한편에서는 누군가 강력하게 컨트롤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안행부가 예산을 받아와 나눠준다. 이 예산이 안행부 것이라고 보면 안 된다. 여러 부처가 연결해서 좋은 패키지 만들어 돈을 달라고 제안을 해보고 그 과정에서 중복 조정하는 과정도 있다. 수출도 한국기업이 최고기 때문에 줄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김지섭=해외에서 프로젝트 수주하러 가면 자국에서 어떤 일 하느냐고 묻는데 대답이 곤란하다. 보통 3년 정도의 실적을 물어본다. 지금은 그 동안 해 온 것이 있어서 괜찮은데 3~4년 지나면 아무것도 얘기할 게 없다. 일을 못하게 된다. 입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로비스트 써야 하는데 이런 사업은 수주해도 결과가 안 좋다. 이러다보니 이 분야 인력도 줄어들고 있다. 에너지, 교통, 수출 분야는 늘어난 반면 공공은 계속 줄고 있다. 우수인력이 자연스럽게 나가는 상황이다.

◇황주성=전자정부 관련 역전의 용사들이 다 흩어지고 있다. 예전에 잘 했던 사람들이 성공신화 만든 주역들이 어디에서 뭘 하는지도 모른다. 지식 유출된 뒤 나중에 다시 하려고 해도 어렵다.

풀이라도 만들어 이를 유지해야 한다. 적재적소에 인력 배치하고 나중에 다시 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참에 전자정부 지식관리시스템아카이브를 만들면 어떻겠는가. 과거 역사와 경험을 DB화하는 것이다.

정리=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