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산업은 성장하는데 지원 법안은 스톱, 속타는 클라우드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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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법·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발의된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클라우드 발전법)’은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산업 성장 기반이 될 클라우드 발전법 통과를 기다리며 속을 앓고 있다.

[이슈분석]산업은 성장하는데 지원 법안은 스톱, 속타는 클라우드 업계

IDC는 최근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규모가 457억달러 규모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시장은 2018년까지 연평균 23%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다. 전체 IT 서비스 성장률 대비 5배 수준에 이른다. 클라우드가 전산설비 구축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인터넷 기반 가치 창출로 파급효과가 큰 산업 분야인 만큼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거북이 걸음’

우리나라에서도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클라우드를 통해 IT 예산을 줄이고 기업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클라우드 도입은 해외에 비해 더딘 발걸음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해외에서는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으로 클라우드 수요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핵심 기술 미흡, 이용 활성화 저조, 외산솔루션 장악으로 산업 경쟁력이 취약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미래부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소프트웨어(SW) 관련 산업은 공공 분야의 역할이 크다. 해외 유명 기업보다 인지도가 낮아 구축 사례(레퍼런스)를 민간에서 쌓기 힘들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서 국산 SW와 서비스를 구매해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산업 성장과 해외 진출을 기반을 닦는 생태계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국가정보원이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에 정보보안 문제를 이유로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뿐 아니라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국내 기업의 서비스도 금지 대상이다.

국내 중소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대표는 “공공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 국산 클라우드 서비스는 해외 업체와 경쟁하기 힘든 구조”라며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국내 클라우드 산업은 외산 업체가 독점하는 형태로 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발전법 발의로 활성화 시동

클라우드 산업 성장에 시동을 걸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10월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클라우드 발전법)’을 발의했다. 취약한 클라우드 관련 산업을 키우고 시장 규모도 확대하기 위해서다. 미래부는 “정부 육성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클라우드 산업 발전을 막는 기존 규제를 개선해야한다”며 “이용자가 안전하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법률 제정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발전법에 따르면,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이 제한됐던 공공기관이 서비스 안전성 기준에 적합한 (민간)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기존 사업·단체가 인허가 받기 위한 요건으로 전산설비를 구비해야 하는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전산설비를 갖춘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도 지난해 미래부와 유사한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연구개발(R&D) 지원, 세제 지원, 공공기관 도입 촉진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의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진흥법안’을 발의했다.

◇법안 처리 수개월째 표류

두 법안 모두 수개월 째 감감 무소식이다.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법안 소위에 상정되려면 공청회를 거쳐야 하지만 ‘방송법’ 등 다른 현안 문제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회에서 클라우드 발전법 논의가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는 정기 총회를 통해 클라우드 발전법 국회통과 지원을 중점 사업으로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발전법을 통해 산업 성장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산업 생태계조차 형성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에서도 입법 발의와 별개로 시범 사업을 추진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미래부는 올해 초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클라우드 산업 육성 계획’을 발표하고 공공부문 수요 창출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안전행정부와 미래부가 협력해 공개 SW 기반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해 공공부문에 우선 적용한다. 공공 부문의 민간 서비스 이용 범위·기준·절차 등을 마련해 내년 시범 도입할 계획이다. 2017년까지 공공기관의 15% 이상이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