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게임 차단에 "IP 우회 프로그램 까세요" 편법 활개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국내 페이스북 게임 서비스가 중단된 지 일주일째 접어들면서 인터넷 주소(IP) 우회 접속 사례가 늘고 있다. 법 준수 명분을 앞세운 정부와 세계적인 기업이 오히려 이용자의 편법을 조장한 셈이다. 충분한 사전 공지 없이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한 페이스북이 글로벌 기업의 지위를 앞세워 국내 사용자를 볼모로 잡은 것 아니냐는 불만도 쏟아졌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블로그 등에는 접속이 불가능해진 페이스북 게임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퍼지고 있다. 대부분 IP 우회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IP 우회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국내 접속자를 차단한 해외 사이트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다. 문제는 정부에서 불법 유해사이트로 보고 차단한 사이트까지 모두 접속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IP 우회 프로그램 중 하나인 울트라서프를 설치한 결과 페이스북 게임을 사용할 수 있었다. IP 우회 프로그램을 찾아서 설치하는 과정은 쉽다.

지난달 26일 갑작스럽게 서비스가 중단된 후 기존 사용자들은 일제히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오랫동안 페이스북 게임을 즐겨온 이용자들은 유료 결제 아이템이 남아있는데도 하루아침에 접속 자체를 못하게 되자 상당한 불쾌감을 표했다. 자연스럽게 IP 우회 프로그램 등 편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은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에 동일하게 게임을 공급하는 서비스 특성상 자체적으로 마련한 별도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문화부와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우선 국내법을 준수하되 변화하는 플랫폼 환경에 맞춰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기업의 막무가내식 서비스 중단에 피해를 입은 것은 결국 사용자다. 정부가 별도로 서비스 중단을 요구한 적이 없는데도 자체적으로 빠르게 서비스 차단 조치를 내린 것이다. 국내법상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려면 유료 아이템 환불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한 달 전에 사용자에게 서비스 중단을 고지해야 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유료 결제를 시도한 사용자에게만 9월에 서비스를 종료하겠다는 메시지를 노출하는데 그쳤다. 이 외에 별도 공지는 없었다. 때문에 매일 게임에 접속하던 사용자도 서비스가 중단된 26일에 알게 된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이인숙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은 “법적으로 회사가 긴급한 사유라고 판단하면 서비스를 일단 중단한 뒤 사후에 고지하고 환불해주는 경우도 허용된다”며 “이번 건은 국내법 위반이라는 점 때문에 페이스북이 급하게 서비스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료 아이템 환불에 대해서는 “사용자별로 사용하지 않은 아이템 가격 현황이 모두 다르고 게임 종류도 워낙 많기 때문에 사용자가 개별적으로 조정을 신청해야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페이스북이 오픈마켓 사업자인지, 카카오톡 같은 플랫폼 사업자인지 카테고리가 명확하지 않아 환불 책임이 페이스북인지 개별 게임사인지 각 사안마다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