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기차 현주소는 너무 초라하다. 도로를 다니는 전기차는 2000대를 넘지 않는다.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의 0.1%에도 못 미친다. 인프라는 더욱 열악하다. 충전기 보급대수 역시 지난해 말 1962기에 그쳤다.
4년 전 현대차가 청와대에서 전기자동차 블루온 시연회를 가질 당시와 비교해 산업계 체감지수도 크게 올라가지 않았다. 정부는 당초 2014년까지 중형 전기차 양산체제에 돌입하고 2020년에는 전체 승용차의 20%를 전기차로 대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같은 결과는 도로에 늘려 있는 ‘대못’이나 ‘가시’ 때문으로 귀결된다. 특히 플랜트, 조선 등에 이어 새 수출상품으로 육성하겠다던 전기차 충전인프라 산업은 사실상 전력판매 독점 구조로 인해 발전이 더디게 진행된다. 충전시설 확충은 전기차 사업의 승패를 좌우할 열쇠다. 주행 중 방전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선뜻 휘발유 자동차를 버리고 전기차로 바꿔 탈 사람은 없다.
속도제한도 전기차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전기차가 주행할 도로가 극히 제한적이다. 시속 60㎞ 이하로 규정한 저속 전기차는 서울시만 해도 공항로·헌릉로 등 22개 노선 79.2㎞의 일반 도로와 내부순환도로 올림픽대로 등 35개 노선 255.9㎞의 도시 도로는 다닐 수 없다. 각종 규제로 인해 친환경 자동차가 달릴 수 없다면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일이다.
이제라도 정부와 민간 기업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부는 민간이 모두 부담할 수 없는 인프라를 조성하고, 민간은 신기술 연구개발 및 상용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전기자동차의 ‘바퀴 밑 가시’가 없는 지 면밀한 검토를 병행해야 한다.
미국·독일·일본 등 세계는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차, 자율주행 자동차 등 미래형 자동차를 향해 달려간다. 우리나라 정부처럼 ‘친환경’ ‘녹색성장’과 같은 화려한 구호를 내세우는 일이 없어도 실제 삶을 변화시킬 조치에 과감하다. 규제보다 촉진과 진흥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나라도 전기차 개발을 촉진할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