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모바일 메신저...휘발되거나 철저히 암호화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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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모바일 메신저...'더 은밀하게' 변해간다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더 은밀해 지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개방형 SNS일변도에서 보안과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되는 모바일 메신저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차세대 모바일 메신저...휘발되거나 철저히 암호화되거나

정해진 시간 뒤 메시지가 저절로 사라지는 미국의 ‘스냅챗’은 이미 사용자수 1억 명을 돌파했다. 전체 약 30%가 매일 스냅챗를 이용할 정도로 충성도도 높다. 스냅챗은 내려받기 수도 꾸준히 증가세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 클라이너퍼킨스코필드바이어(KPCB)는 아직 매출이 없는 스냅챗의 기업 가치를 100억 달러(약 10조원)로 추산했다.

스냅챗이 인기를 끈 건 메시지를 자동으로 삭제시켜버리는 휘발성 덕분이다. 메시지 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특징으로 스냅챗은 미국에서 가장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는 대표적인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홍콩에선 이동통신망이나 인터넷 연결 없이도 메신저를 주고받는 ‘파이어폭스’의 내려받기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홍콩 시위로 중국 정부가 인터넷 검열에 나섰기 때문이다. 감시에 취약한 인터넷망을 사용하지 않는 파이어폭스는 시위에 참가하는 젊은이의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선 독일 메신저 앱 ‘텔레그램’이 구글 플레이에서 5일 연속 내려받기 1위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사용자수 기록을 경신한다. 역시 카카오톡의 감청 논란 이후 보안이 강화된 메신저 앱을 찾던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얻은 반사이익이다. 텔레그램은 전 세계적으로도 1000만 내려받기를 넘어섰다고 알려져 있다.

독일도 비슷한 분위기다. 왓츠앱이 대세였던 모바일 메신저 앱 시장에 스위스 스타트업이 만든 ‘쓰리마(Threema)’가 주목받는다. 초기 개발자가 3명 남짓한 작은 기업이 만들어 내놨지만 서버 관리자도 대화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없게 암호화한다는 입소문이 퍼져 수많은 사용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메신저 내용을 암호화 하는 미국의 앱 ‘위커’(Wickr)도 아랍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22개국 언어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주로 정치적으로 정부의 검열 논란이 있거나 시위가 벌어지는 국가를 중심으로 내려받기 수가 증가하고 있다.

20일 테크크런치에 의하면 니코 셀 위커 대표는 “한국에서 위커 앱 내려받기 수가 지난 몇 주간 800%이상 증가했다”며 “홍콩도 최근 300%이상 사용자 수가 증가한 것이 감지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보안과 휘발성이 강조되는 모바일 메신저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정치적인 성격이 짙다. 보안이 강화된 앱 내려받기 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기존 1위 모바일 메신저가 감찰의 논란에 휩싸인 경우다. 외신에서도 한국의 카카오톡 감찰 논란은 화제의 중심에 있다.

한국발 ‘탈카카오톡 효과’가 국제적으로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보안을 강조하지 않았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들도 앞 다투어 ‘보안’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인수한 페이스북도 최근 익명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바일 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전 세계적인 모바일 메신저의 ‘보안열풍’은 지난해 겪은 스노든 효과의 연장선상으로도 풀이된다. 누군가 본인의 메신저 내용을 들춰보고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의 발로다. 스노든은 작년 미국국가안보국(NSA)이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보안강화 메신저가 모바일에 특화돼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로 개방적 네트워크와 별도로 일대일 모바일 대화는 철저히 폐쇄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어 하는 사용자의 증가다.

정치적 상황 하에 반사이익으로 다운로드가 급증한 보안 강화 메신저가 단지 다운로드수 갱신을 넘어서는 활동이용자수(Active User)를 높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단순한 해프닝이었는지 산업의 흐름을 바꿀 변수였는지는 당분간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할 일이다.

주요 보안 강화 메신저 특징

차세대 모바일 메신저...휘발되거나 철저히 암호화되거나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