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500원 뚫렸다”...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환율 쇼크'

달러화. 사진=연합뉴스
달러화. 사진=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여파로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장중 한때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돌파했다.

4일(한국시간)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 종가 대비 19.6원 오른 달러당 1,485.7원에 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가파르게 상승 폭을 키우다가 뉴욕증시 개장 30여 분 후인 한국시간 4일 0시 5분께 달러당 1,500원을 넘어섰다. 이후 장중 한때 1,506원에 근접했다가 다시 1,500원선 아래로 반락해 1,490원선 밑에서 거래를 마무리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26.4원 오른 1,466.1원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이다. 당시 환율은 달러당 1,600원선에 근접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도 1,480원대까지 오르며 1,500원선 돌파를 시도했으나,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과 정책 대응에 막혀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이후 사태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화가 급격히 강세를 나타냈고,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야간 시장에서 환율이 단기간에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면서 국제 유가 급등이 에너지 수입국인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 이후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미 동부시간 3일 오전 9시 50분 기준 99.33으로 전장 대비 0.96% 상승했다.

같은 시간 유로화는 달러당 1.157유로로 1% 하락했고,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당 1.329파운드로 0.8% 내렸다. 호주 달러도 1.5% 급락하는 등 주요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 영향으로 국제 금값도 큰 폭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5,089.4달러로 전장 대비 4.2% 급락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