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중소기업 제4 이통 설립 나서···내달 1일 ‘우리텔레콤’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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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만 중소기업이 연합해 제4 이동통신사업을 추진한다. 대기업이 과점한 이동통신시장에 ‘중소기업 연합군’으로 시장경쟁을 촉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가 ‘제4 이통 기본계획 및 지원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기로 한 가운데 중소기업 연합이 가세하면서 사업권 확보 경쟁이 빠르게 가열될 전망이다.

한국소프트웨어개발업협동조합(이사장 김명화·이하 조합)은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해 전국 50여 중소기업 협회·단체를 중심으로 제4 이통 설립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다음 달 1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우리텔레콤’ 출범식과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대표는 전 한국케이블텔레콤 대표, 초대 알뜰폰협회장을 지낸 장윤식 애틀러스리서치 공동대표가 맡는다.

우리텔레콤은 단순한 네트워크 사업자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로 위상을 정립한다고 밝혔다.
우리텔레콤은 단순한 네트워크 사업자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로 위상을 정립한다고 밝혔다.

우리텔레콤 설립에는 50여 협회·단체가 참여한다. 조합은 오는 6월까지 참여 협회·단체를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전체 소속 중소기업만 10만곳 이상인 거대 조직이다.

우리텔레콤 초기 자본은 9000억~1조2000억원으로 1대 주주 영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본금을 마련할 방침이다.

통신 방식은 시분할 롱텀에벌루션(LTE-TDD)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재 국내 이통사가 사용하는 주파수분할 롱텀에벌루션(LTE-FDD)보다 주파수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통사가 LTE-TDD를 도입하면 국내 단말, 통신장비 해외 수출 물꼬를 틀 수 있고 수입도 용이하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우리텔레콤은 네트워크 구축과 유통 비용을 대폭 줄여 음성·문자·데이터 월 2만원대 무제한 통신요금을 실현할 계획이다. 사업 개시 3년차에 330만, 5년차에 668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밑그림도 그렸다. 회사 정체성을 네트워크 사업자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로 정하고 누구든지 쉽고 편리하게 사용하고 관련 사업을 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우리텔레콤 설립을 준비하는 한 관계자는 “고객이 단말기 전원을 켜면 바로 개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설치해 유통망을 줄이고 요금 체계도 단순화해 소비자 부담을 경감시킬 것”이라며 “알뜰폰 업계와 제휴해 제4 이통과 알뜰폰 통신망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혁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중심인 만큼 소상공인을 위한 저렴한 특별 패키지 요금제도 개발한다. 소상공인은 유선전화, 카드결제단말, 휴대폰, CCTV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이용절차가 복잡하고 통신요금과 카드결제수수료가 높다. 우리텔레콤은 이를 위한 특별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드결제수수료를 면제 또는 대폭 감면할 예정이다.

대구를 거점으로 하는 한국소프트웨어개발업협동조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4 이통 설립을 준비, 미래창조과학부와 사전 협의도 진행했다. 중소기업 중심으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글로벌 대기업과도 참여를 논의 중이다. 제4 이통 설립 핵심은 안정적인 재정이며 이를 위해서는 자금력을 갖춘 1대 주주가 필수다.

김명화 한국소프트웨어개발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통신 시장은 대기업이 독점을 하고 있어 요금이 비싸고 이를 해소하려면 중소기업이 참여해야 한다는 게 설립에 참여하는 협회·단체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중소기업은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것에 커다란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달 말 당정협의를 거쳐 다음 달 초 제4 이통 기본계획안을 발표한다. 이후 공청회를 거쳐 기본계획을 최종 확정한다. 9월께 주파수 할당 공고를 내고 사업자 지원을 받는다. 이르면 연내 1개 사업자를 선정한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우리텔레콤 외에도 4~5개 컨소시엄이 제4 이통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한국모바일인터넷(KMI·대표 공종렬)과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대표 양승택) 외에도 퀀텀모바일(대표 박성도), K컨소시엄(대표 이광영)이 사업을 준비 중이다. 정부 정책 발표 이후 후보 업체가 수면 위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