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는 개인비서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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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구글이 자사 OS에 사용자가 요청하지 않아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단순 IT기기를 넘어 사람처럼 제때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제공해주는 개인비서로 만들겠다는 포석이다.

애플은 차기 OS인 iOS9에 이 같은 기능을 추가했다. 아이폰에 저장된 정보를 기반으로 가장 관련성이 큰 기능을 제안한다. 사용자가 입력하기 이전에 해야 할 일을 알려준다.

구글 역시 자사 온라인 서비스와 검색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구글 나우’에서 이 같은 기능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운용체계(OS)의 두 강자 애플·구글이 잇따라 자사 OS에 사용자가 요청하지 않아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이에 스마트폰이 마치 사람 같은 개인 비서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음식점 예약 앱 오픈테이블(OpenTable)로부터 온 이메일을 바탕으로 아이폰이 자동으로 캘린더에 이를 추가하는 장면.
<스마트폰 운용체계(OS)의 두 강자 애플·구글이 잇따라 자사 OS에 사용자가 요청하지 않아도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이에 스마트폰이 마치 사람 같은 개인 비서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음식점 예약 앱 오픈테이블(OpenTable)로부터 온 이메일을 바탕으로 아이폰이 자동으로 캘린더에 이를 추가하는 장면.>

두 회사는 올 가을 상용화에 들어간다.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적합한 시기에 전달해주는 이 기능은 스마트워치, 커넥티드 자동차 등 차세대 기기의 핵심 요소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양사가 이 기능을 선보인 것은 IT업계에서 불고 있는 ‘디지털 비서’ 기술 붐의 일환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개인 비서 서비스 ‘콘타나(Contana)’, 아마존닷컴(Amazon.com)의 가상 비서 ‘알렉사(Alexa)’가 대표적인 예다. 콘타나는 윈도 소프트웨어로 가동되는 모든 기기에서 작동하고 알렉사는 현재 아마존 스피커 에코(Echo)에서 활용할 수 있다.

구글은 지난 5월 개발자회의에서 구글나우가 여행객이 연료를 채울 때가 되면 자동으로 공항 근처 주유소를 알려주는 방법을 설명했다. 구글은 사용자 이메일에서 일정과 공항에서 제공되는 실시간 탑승 데이터를 추출해 연료를 넣어야 할 시점을 추론해냈다.

구글나우는 웹 검색 및 검색 기록이나 지메일, 캘린더, 유튜브 등 구글 서비스나 휴대폰에서 추출한 장소, 시간, 애플리케이션 사용 등의 데이터를 활용하기도 한다.

아파르나 체나프라가다 구글나우 제품엔지니어링 이사는 “하루에 단 한 시간만 일하는 비서를 상상해보라”며 “나는 내 비서가 사전에 나를 돕기위해 모든 시간을 할애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스마트폰을 통해 수집된 정보만 활용, 구글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한다. 기기에 저장된 정보와 회사가 알고 있는 사용자 정보를 분리하기도 했다.

애플은 사용자의 정기적인 활동에 초점을 뒀다. 아이폰 사용자가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언제 얼마나 사용하는지, 누구와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지, 사용자가 있는 장소 등의 정보를 수집해 활용한다. 사용자의 일부 이메일에 접근해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전화 발신자 신원을 확인하거나 캘린더 이벤트를 자동으로 만든다. 아침에 운동할 때마다 음악을 듣는 경우 이 시간대에 헤드폰을 아이폰에 연결하면 자동으로 운동 음악을 재생한다.

아이폰 음성 서비스 시리(Siri)와 검색 소프트웨어 스포트라이트(Spotlight) 기능은 구글 나우와 다르다. 스포트라이트는 향후 열릴 미팅 혹은 근처 사업장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연락할 사람을 제안하거나 사용자가 렌터카 사무실 근처에 있다면 인근 주유소를 찾아준다. 하지만 이를 사용자 요청 없이 사전에 제안하진 않는다.

대신 애플은 아이폰 캘린더에 써놓은 일정 정보와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언제 자리를 떠야할 지 알 수 있게 했다. 혹은 시리에게 “작년 3월에 어디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줘”라고 지시하면 화면에 이같은 사진을 바로 띄워주게 만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같은 양사의 ‘디지털 비서’ 전쟁에서 웹 DB를 가진 구글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이미 데이비슨 레드포인트벤처스 파트너 겸 전 구글 엔지니어는 “구글은 이미 폭넓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애플은 휴대폰을 넘어 웹으로부터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제공할 수 있는 기능이 한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