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의정서, 국내선 1년째 지지부진

생물유전자원 활용 이익을 자원 제공국과 공유토록 한 ‘나고야 의정서’(ABS)가 발효된지 1년이 돼가지만 이에 대한 대비가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관련 특허 취소 소송 등 국내 산업계의 피해가 우려된다.

나고야의정서, 국내선 1년째 지지부진

22일 한국무역협회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 업체 10곳 중 8곳은 여전히 ABS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모르고 있고 단 5% 기업만이 이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 차원 대책도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비준과 별개로 추진돼야할 국내 관련 법률 제·개정 작업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작년 10월 나고야의정서 발효 이틀 뒤 국무회의를 통과한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1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부처별로 산재된 법안을 조정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ABS 따르면 유전자원과 관련 전통지식을 사용하려는 국가나 기업은 자원제공국으로부터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상품화 뒤에는 서로 합의한 조건에 따라 수익을 공평하게 배분해야 한다.

중국과 브라질 등 생물자원이 풍부한 ‘자원제공국’은 ABS 이행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다. 관련 법률을 까다롭게 만들어 자국 생물자원을 보호하고 타국과 이익을 나눌 때 더 챙기기 위해서다.

반대로 생물자원을 외국에 의존하는 ‘자원이용국’은 유전자원을 이용하는 연구기관과 기업에 부담이 전가되기 때문에 유럽연합(EU) 등 일부를 제외한 많은 국가는 의정서 비준을 늦추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생물자원 70% 이상을 외국에 의존하는 국가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지난 17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아시아소재은행네트워크(ANRRC)에 참가한 스즈키 마츠아키 일본 국립유전학연구소 실장은 “한국이 일본보다 나고야의정서 대비에 뒤처져 있다”며 “자원이용국인 일본과 달리, 한국은 자원 ‘이용’과 ‘제공’ 모두를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둘 모두에 무게를 두면서 정부 대응책이 겉돌고 있다는 얘기다.

국가 차원에서 자원제공국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라는 목소리도 있다. 배정생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생물자원 부국의 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하기 위해 이들 국가와 돈독한 관계를 형성해 생물자원 확보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또 “생물자원 관련 기업이 ABS 개념이나 적용에 대한 이해와 전문가도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기업 교육이나 상담을 제공하는 등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용어설명: 나고야의정서(ABS·Access to genetic resources and Benefit-Sharing)

생물유전자원과 관련 전통지식을 이용하려는 자는 자원제공국의 사전통보승인을 얻어야 하고, 여기에서 발생한 이익은 상호합의조건에 따라 공유해야 한다는 국제 의정서. 지난 2010년 채택, 2014년 발효됐다. 1993년 발효된 생물다양성협약(CBD)의 세 번째 목적을 구체화했으며 법적구속력이 있다.

IP노믹스=이기종기자 gjg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