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과학기술 협력 전략거점 확보를 위해 UAE와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김해진 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환경소재분석본부 책임연구원이 내놓은 새해 포부다. 김 책임은 나노 전문가다. 올해 끌고 갈 연구 주제도 나노재료를 이용한 에너지 저장 분야와 촉매 개발이다.
김 책임이 UAE와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가 있다. 중동에 과학기술협력 거점을 마련해보자는 복안이다.
그리스 데모크리토스연구소(NCSR)와 미국 반더빌트대학, UAE 석유대학(Petroleum Institute)과 공동으로 UAE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가 발주한 ‘나노 자성 입자의 특성 분석과 새로운 나노 금속 촉매 개발 및 특성 분석 연구’과제도 수주했다. 사업비는 83만달러로 많지는 않아도 중동지역에 교두보 확보를 위한 밑거름은 뿌린 셈이다.
이 과제는 세계 8위 원유 매장량과 7위 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UAE가 향후 원유 고갈에 따른 석유산업 문제 해결 및 환경유해가스 제거를 위해 투자하는 사업이다. 미래 기술과 차세대 나노 촉매 개발이 핵심이다.
김 책임은 지난해 말 ‘옷 등에 착용 가능한 자유변형 이차전지 개발 사업’도 기획했다. 이 기획은 5년간 매년 20억 원씩 100억원을 지원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연구융합사업에 선정됐다.
“미래 사회는 웨어러블 일렉트로닉스 시대에 들어섬에 따라 기술 측면에서 휴대 편의성과 자유도를 높일 수 있는 플렉서블 리튬 이차전지가 유망한 전력 공급원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 이차전지는 나노 재료 특성을 이용하기 때문에 창의성이 상당히 요구되는 어려운 분야”라고 설명했다.
김 책임은 “기관이 갖고 있는 강점이 소재 특성 분석”이라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책임은 지난해 R&D실적을 인정받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자체적으로 시상하는 `KBSI인`에 선정됐다. KBSI 최고상이다. 지난 2007년 제정됐다.
고려대 물리학과를 나왔다. 슬로베니아 요제프 스테판 연구소에서 핵자기공명을 통한 강유전체 상전이현상을 연구하며 박사후과정(Post-Doc)을 마쳤다. 이어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에임즈랩에서 나노촉매 연구를 2년 가까이 수행했다.
포스텍에서 나노촉매와 에너지 저장재료를 연구하는 연구교수로 2년 일했다. KBSI에는 지난 2002년 10월 왔다. 수소저장 및 이차전지 재료 연구가 주력 분야다.
지난 2003년부터 10년짜리 프론티어 사업으로 나노재료를 이용한 수소저장 재료 개발에 매진해 왔다. 이 연구를 통해 수소 저장 최적화를 위한 층상 구조물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KBSI는 연구장비 편의성과 접근성이 세계 최고입니다. EU 지원을 받고 있는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프랑스 국립 CNRS가 참여하는 공동 연구그룹으로부터 비 EU회원국으로는 처음으로 연구그룹 참여요청을 받기도 했습니다. 우리 역량을 인정한다는 것이죠.”
김 책임은 올해 나노를 기반으로 에너지 소재 산업 활성화에 사활을 걸 계획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