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의 한중록]<3>텐센트보다 셌던 룽투의 빛과 그림자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중국 모바일게임은 ‘도탑전기’다. 도탑전기는 중국 모바일게임 비즈니스모델(BM) 우수성을 최초로 알렸다.

개발력(기획력)에서 중국보다 앞섰다는 한국 게임업계 자신감이 도탑전기 이후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중국 모바일게임 열풍과 학습을 불러일으킨 게임이기도 하다.

도탑전기는 한국과 중국에서 큰 방향을 일으켰다. 첫 번째, 엄청난 매출을 거뒀다. 두 번째로 모바일게임 매출을 위한 BM 고도화 정석을 보여줬다. 덕분에 도탑전기 운영사 룽투게임즈는 단숨에 메이저 게임사 반열에 올랐다.

룽투게임즈는 지난해 한국에서 직접 투자 행보를 시작했다. 인터넷 교육기업 아이넷스쿨을 인수해서 1년 만에 11배 이상 주가를 올렸다. 사명을 룽투코리아로 변경 후 작년 말에는 용현BM이라는 회사를 인수했다.

한국과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룽투게임즈 모바일게임 도탑전기
한국과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룽투게임즈 모바일게임 도탑전기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1인칭슈팅(FPS)게임 ‘크로스파이어’ 모바일게임 IP계약을 체결했고 유명한 무협만화이자 온라인게임인 ‘열혈강호’ IP를 모바일게임으로 만드는 계약도 맺었다.

2015년에는 한국에서 텐센트보다 더 주목을 받았던 회사가 바로 룽투게임즈였다. 작년 한국 게임계 빅딜에는 항상 룽투게임즈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양성휘 룽투게임즈 대표를 만나기 위해 한국 게임계 유력 인사들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존재하는 법이다. 도탑전기는 뛰어난 게임성과 훌륭한 BM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저작권 침해 이슈로 홍역을 치렀다.

도탑전기 상업적 성공은 저작권 분쟁을 불러왔다. ‘도타2’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를 하는 밸브와 블리자드가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저작권심의원회에서 문제 소지가 있다는 해석을 받았다.

중국 당국 판단은 룽투게임즈에 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작년 말 중국 시장서 추진했던 우회상장이 취소됐고 애플 스토어에서 도탑전기 서비스가 중지됐다.

2014년도 기준으로 롱투게임즈 매출 중 91%를 올리던 도탑전기 애플 앱스토어 서비스 중단은 치명적이었다.

상장실패와 도탑전기 애플스토어 서비스 중단으로 상장을 통한 신규자본유입과 현재 캐시카우에서 동시에 직격탄을 맞았다.

아이러니한 점은 롱투게임즈도 도탑전기를 고스란히 카피한 ‘히어로스차지’로 큰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북미에 뿌리를 둔 중국 회사가 히어로스차지를 해외에 서비스 한 탓에 롱투게임즈는 중국과 대만 한국을 제외하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도탑전기 시스템을 그대로 썼다는 지적을 받은 히어로스차지
도탑전기 시스템을 그대로 썼다는 지적을 받은 히어로스차지

룽투게임즈는 저작권문제를 해결하고 건전한 자본유입 구조를 만들어야 다시 비상할 수 있다. 우수한 게임성과 혁신적인 BM 그리고 뛰어난 운영능력으로 정상 자리에 오른 그들이 게임과 무관한 회사를 인수해서 주가차익에 몰두하는 것에 부정적이다. 그들을 위해서나 혹은 한국 게임계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

룽투게임즈는 중국 모바일게임 위력을 알린 장본인이다. 그들이 다시금 제자리를 찾기를 기대한다.

룽투게임즈는 크로스파이어, 뮤 등 한국게임 IP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5년 룽투게임즈 신작발표회에 참석한 주요인사_좌측 8째 룽투게임즈 양성휘 대표, 좌측 9째 웹젠 김태영 대표
룽투게임즈는 크로스파이어, 뮤 등 한국게임 IP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5년 룽투게임즈 신작발표회에 참석한 주요인사_좌측 8째 룽투게임즈 양성휘 대표, 좌측 9째 웹젠 김태영 대표
룽투게임즈는 지난해 라인과 합작회사 란투게임즈를 설립했다. 룽투의 양성휘 대표(왼쪽 세번째)와 라인의 송기욱 실장(왼쪽 네번째)이 차이나조이2015에서 ‘란투게임즈’ 설립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룽투게임즈는 지난해 라인과 합작회사 란투게임즈를 설립했다. 룽투의 양성휘 대표(왼쪽 세번째)와 라인의 송기욱 실장(왼쪽 네번째)이 차이나조이2015에서 ‘란투게임즈’ 설립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게임 칼럼니스트, dooil.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