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인증 기술은 골리앗을 이기는 다윗의 전략입니다. 약점을 인정하고, 기존 규칙·제도를 혁신하는 창조적 전략이 필요합니다.”
김명수 한국신뢰성학회장이 국내 시험인증기관 미래를 위해 외국 기관이 주도하는 시장을 재편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창립 50주년 기념 포럼에서는 국내 시험인증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이 쏟아졌다. 포럼 참석자들은 미래에 시험인증 기술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슬러 솔마즈 카이저 티유브이에스유디(TUV SUD) 전기전자사업 글로벌총괄 대표는 미래에 떠오를 기술로 시험인증이 필요한 웨어러블을 꼽았다. 그는 “IT 제품은 잠깐 이용하지만 웨어러블 제품은 24시간 착용한다”면서 “제조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안전한 제품임을 입증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도 “요즘 기술은 발전 속도가 빠르고, 기술 발전이 너무 빠르면 사회가 반응을 하지 못 한다”며 “시험인증으로 기술이 너무 앞서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험인증산업은 표준·기술기준을 바탕으로 시험·검사·교정·인증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제품 상품화, 해외수출 등 기업 활동을 지원한다. 안전·환경 등을 검사하면서 신뢰사회 구축에도 기여한다.
그러나 국내 시험인증산업은 세계 시장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시험인증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3년도 기준 국내 시험인증 시장 규모는 세계시장의 5.7% 수준이다. 소수 글로벌 기관이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대형 시험인증기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명수 회장은 “우리나라 메이저 시험인증기관은 대부분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출연기관”이마려 “메이저 시험기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기관이 기업화 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시험인증 산업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는 의견이 모여졌다.
아슬러 솔마즈 카이저 대표는 “시험인증 역사는 유럽이 한국보다 길지만 한국 기관은 지역 네트워크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조원서 산업기술시험원 디지털산업본부장도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ICT 기술과 일류 제조·생산 기반을 보유했다”고 진단했다.
포럼 참석자들은 국내 시험인증산업이 미래 기술 혁신에 대비해 고부가가치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산업기술시험원은 컨설팅 위주 서비스·플랫폼 기반 시험인증 사업 등 3세대 시험인증으로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원복 산업기술시험원 원장은 “시험인증은 매년 8%씩 성장하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산업”이라면서 “산업기술시험원은 기존 단순 시험인증을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산업으로 전환해 우리나라 수출기업을 돕겠다”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