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온라인쇼핑, 상술 아닌 상식이 통하는 시대

[기고]온라인쇼핑, 상술 아닌 상식이 통하는 시대

온라인쇼핑 시장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온라인쇼핑 시장 거래액은 월 5조원에 육박한다.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2조6796억원으로 1년 사이 50% 이상 급증했다. 앞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모바일쇼핑의 편리성을 기반으로 온라인쇼핑 이용자는 한층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온라인쇼핑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셜커머스를 포함한 국내 전자상거래 피해 구제 신청 건수는 6701건이다. 전년의 5531건보다 21.2% 늘었다. 2013년 4939건과 비교하면 35.7% 증가했다.

가격에 민감한 온라인쇼핑 이용자는 `최저가 함정`에 빠지기 쉽다.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최저가 상품을 클릭하지만 옵션가와 배송비 등을 더하면 훨씬 비싼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에어컨 온라인 구매 소비자 피해 상담 사례를 보면 상품구매 페이지에 `기본 설치비 무료`라고 표기했지만 설치 현장에서 설치비, 동배관 설치비 등 추가 요구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거래 규모 1조7013억원을 기록한 해외 직접구매(직구)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직구 관련 소비자 불만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배송 지연, 오배송, 파손 등 배송 관련 불만이 가장 많았다. 해외직구에 익숙지 않은 소비자를 현혹, 모조품을 보내거나 배송하지 않는 사기 사이트도 늘고 있다.

온라인쇼핑 소비자의 피해가 늘면서 기존 형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쇼핑몰이 등장했다. 프리미엄 큐레이션 쇼핑몰 G9(지구)는 지난 2월 사이트를 전면 개편하면서 업계 최초로 `무할인율` `무배송비` `무옵션가` 등 3무(無)정책을 선언했다.

상품 구매 때 추가로 발생하는 옵션가를 폐지했다. 판매 페이지에 노출시킨 할인율 표기도 없앴다. 모든 상품에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제주도, 울릉도 등 도서 지역은 추가 배송비를 별도의 캐시백(환급) 형태로 지원한다.

해외직구는 관세·부가세, 배송비를 포함한 하나의 가격을 고객에게 제시했다. 쇼핑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4월부터는 해외직구 TV 상품을 전국에 무료 배송, 무료 설치하는 파격 서비스도 선보였다.

G9가 선보인 혁신 정책에 소비자는 호응을 보이고 있다. 서비스 개편 한 달 후인 3월 G9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내려받기 건수와 상품 구매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48%, 136% 증가했다. 지방 거주 고객의 해외직구 TV와 대형 가전 구매량이 크게 늘었다. G9가 제공하는 무료 배송 혜택으로 배송료 부담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해외직구 TV 안심 단독차량(독차) 배송 서비스는 지난 4~5월 전년 동기 대비 425% 판매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방 거주 고객의 구매량은 무려 521% 폭증했다. 에어컨도 지방 고객 구매량이 289% 상승했다.

G9가 선보인 차별화 서비스는 경쟁 쇼핑몰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왔다. G마켓과 옥션은 최근 과도한 에어컨 설치비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근절하기 위해 `에어컨 클린 판매제도`를 도입했다. 관행으로 판매가격에 추가하던 기본 설치비를 없애고 설치 환경과 배송 지역마다 다른 배송비와 설치비에 통일된 기준을 적용했다. 상품 설명마다 각종 비용을 명확히 표기, 소비자의 혼란을 최소화했다

한국 온라인쇼핑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모바일쇼핑과 온라인쇼핑 비중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최저가나 빠른 경쟁을 내세워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 소비자가 더 쉽고 더 간편하고 더 신뢰할 수 있는 쇼핑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상술이 아닌 상식이 통하는 쇼핑 환경이 정착될 때 온라인쇼핑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

김정남 이베이코리아 G9본부장 jnkim@eb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