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 60% 사수 나섰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2016년 1~10월 국산차 및 수입차 내수실적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 60% 사수하는데 총력전을 펼친다. 지난 8월 이후 3개월 연속 점유율이 50%대를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판매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를 앞세워 기아차에 빼앗긴 내수시장 1위 자리 탈환도 동시에 노린다.

현대·기아자동차 연간 내수 승용차 시장 점유율 (제공=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차협회)
현대·기아자동차 연간 내수 승용차 시장 점유율 (제공=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차협회)

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10월까지 내수 승용차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가량 부족한 61.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누적 판매량도 77만5759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다.

현대·기아차 내부에서는 올 연말까지 내수 점유율 60%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영업본부를 중심으로 국내홍보팀, 대외협력실 등에서 내수 활성화 방안을 짜내고 있다. 이는 지난 8월 현대·기아차가 내수 점유율 59.9%를 기록하면서 `60%` 선 아래로 떨어졌고, 9월 58.6%, 10월에는 54.7% 등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이는 역대 내수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기록한 최저 점유율이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 내수 점유율 74%를 기록하는 등 `독과점`에 가까운 영업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2013년 수입차 시장 급성장으로 내수 점유율이 68.2%로 떨어졌고 매년 하락세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등의 영향으로 내수 점유율이 69.3%까지 올랐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내수 점유율이 50~60% 선을 오가며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 쏘나타 윈터 스페셜 에디션 모델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중형 세단 쏘나타 윈터 스페셜 에디션 모델 (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는 기아차보다 더 힘든 상황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판매망과 많은 모델 수로 언제나 1등을 차지해왔지만 올해에는 4월, 7~10월 등 절반을 기아차에 판매 1위 자리를 내줘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판매량도 1400대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현대차가 쏘나타, 그랜저, 아반떼, 싼타페 등 주력 차종이 모델 노후화 및 경쟁력 약화로 판매가 취약해졌지만, 기아차는 쏘렌토, 카니발 등 RV 판매 호조와 K7 신차 효과가 겹친 덕분이다.

현대·기아차 올해 내수 점유율이 급락한 이유는 △내수시장 위축 △경쟁사 신차 출시 △주력모델 노후화 △노조파업 등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 중형 신차는 해당 시장을 양분하던 쏘나타, K5 부진을 초래했다. 이는 결국 현대·기아차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 최근에는 싼타페, 쏘렌토 등이 주도해온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도 르노삼성차 QM6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2016년 국산·수입차 월별 내수 시장 점유율 (제공=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차협회)
2016년 국산·수입차 월별 내수 시장 점유율 (제공=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차협회)

그 결과 한국지엠, 르노삼성차 등 신차를 앞세운 업체들은 점유율을 점차 높여왔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초 점유율이 2.1%에 불과했다. 하지만 신차 SM6를 출시한 3월에는 점유율이 6.9%로 급등했다. 이후 6~8% 오가던 점유율은 지난달 QM6 판매와 함께 10.2%까지 올랐다. 한국지엠도 올해 초 8.3%에 불과했던 점유율이 신형 말리부 출시 이후 상승세로 돌입, 지난달에는 12%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11·12월 두 달간 모든 역량을 집중해 연말까지 60% 선을 사수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가 사전계약 첫 날 1만6000대가 계약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7일 임단협을 타결하는 등 노사 리스크 해소에 나서면서 판매강화를 위한 담금질에 나섰다. 또 현대차 `이자부담 제로` `기아세일 페스타` 등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목표로 삼았던 내수 121만8000대 판매 달성은 어려워졌지만, 남은 기간 동안 그랜저 신차효과와 노사 합의 등으로 부진 탈출에는 성공할 것”이라며 “연말 신차효과는 내년까지 이어져 다시 성장세로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내수 점유율 60% 사수 나섰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