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정부가 올해 첫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위원회 회의에서 37건 해외기술 규제 안건을 제기해 이중 16건을 개선했다. 최근 중국이 취한 관광·유통서비스 등 조치에는 별도 협의를 갖고 국제규범 준수를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 측 규제 개선 안건 10건 중 8건을 지속 추진안건으로 남겨, 냉랭한 한중관계를 실감케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달 28~3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17년 제1차 WTO TBT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브라질의 텔레비전 안전·에너지효율 규제 등 16개 규제를 철회·완화했다고 2일 밝혔다.
국표원은 이번 회의에서 총 37건 해외 기술규제 안건에 대해 14개국 대표단과 양자협의를 벌였다. 양자협의 결과, 사우디 등 11개국 16건 규제 철회·완화를 확인했다. 인도·사우디 등 2개국 4건은 관련 규제 개정 또는 향후 긍정 검토 답변을 이끌어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산화생분해성 플라스틱 사용 강제 규정에서 두께 0.25㎜ 이상 플라스틱 제품은 제외하기로 했다. 시행도 1년 유예하기로 했다. 브라질은 내달 시행 예정인 안전·에너지효율 규제에서 대기전력 사후관리 기준을 '0.1~0.9W의 5% 이내'에서 '1W의 5% 이내(최소에너지성능 기준)'로 완화했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중국·인도를 상대로 특정무역현안(STC) 6건도 제기했다. STC는 교역 상대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각 회원국이 WTO TBT위원회에 공식 이의를 제기하는 안건이다. WTO 회원국이 참여한 가운데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기 때문에 압박효과가 크다.
구체적으로 중국 △의료기기 등록수수료 차별 △의료기기 국제공인성적서 불인정 △영유아 분유 중복 등록을 문제 삼았다. 인도에는 △이차전지 국제공인성적서 불인정 △과도한 가전제품 재활용 의무화 △과도한 타이어 인증수수료 문제에 이의를 제기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중국 상무부와 별도 협의를 갖고 최근 중국의 각종 조치에 대응했다. 불합리한 TBT 해소, 국제규범 준수를 촉구하고 10건 규제 개선 안건을 제기했다.
한중 협의를 벌인 결과, 한국 자동차업계가 우려해온 지방정부별 배기가스 규제 조기 시행(중앙정부 2020년 7월 시행)이 없음을 공식 확인했다. 기업 비밀 유출이 우려되는 중국 표준화법 기업표준 공개 의무도 최소화됐다. 나머지 8개 규제는 지속추진 안건으로 남았다.
정부는 이달 중 관계부처·업종별 단체·개별 기업 간담회를 갖고 이번 회의에서 개선된 규제를 설명한다. 오는 6월 예정된 제2차 TBT위원회에 대비해 신규 기술 규제, 미해결 규제를 지속 발굴·대응할 방침이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