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계면활성제 특성을 가진 폴리머 용액을 이용, 미세 입자를 균일하게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암 진단 등에 활용되는 바이오센서 민감도를 크게 향상시킬 전망이다. 미세입자가 외곽으로 몰리는 '커피링' 현상을 해결한 게 핵심이다.
신세현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계면활성제 특성 폴리머를 이용한 정밀 코팅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폴리머 일종인 폴리에틸렌글리콜(PEG)을 코팅액에 소량 추가해 커피링 현상을 해결했다. PEG는 생체 친화적 특성 때문에 일반 화장품, 바이오 산업에 널리 이용되는 물질이다.

바이오·의료 분야, 자동차 도장, 전자소자 인쇄에는 정밀하고 균일한 코팅이 중요하다. 코팅액을 도포한 후 증발하면 코팅액 속 미세 입자가 외곽으로만 몰린다. 이를 '커피링 현상'이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중심부에는 입자가 남지 않아 코팅 품질이 떨어진다.
코팅액에 PEG를 소량 첨가하면 액체 방울(액적) 내에 표면장력 차가 크게 발생한다. 액적 중심 방향으로 발생한 유동과 외곽 유동(커피링)이 합쳐지면 소용돌이 유동이 발생한다. 연구진은 PEG 첨가 코팅액이 증발되면서 액적 외곽선이 중심 방향으로 수축되는 현상을 발견했다.
외곽선 수축, 소용돌이 유동이 함께 작용하면 미세 입자가 중심이나 외곽에 몰리지 않는다. 액적 바닥에 골고루 분포된다. 계면 활성 특성이 없는 다른 폴리머, 점성이 없는 계면활성제를 사용했을 때는 커피링 효과가 조금만 감소하거나 입자가 중심에만 몰렸다. PEG 폴리머는 계면활성 특성과 점성을 모두 지녀 두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기술 개발이 암 진단 등에 활용되는 바이오센서 성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마이크로 어레이 방식 바이오센서는 혈액 내 수백 종 암 진단 물질을 한 칩에서 분석한다. 센서용 미세입자를 균질하게 코팅하면 센서 검출 면적을 확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연구 성과를 바이오센서 외에도 자동차 도장, 휴대폰 프레임 코팅, 나노물질 전자 인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액적을 활용한 대부분 코팅 공정에서 난제로 지적됐던 커피링 현상을 해결했다.
신세현 고려대 교수는 “커피링 현상을 해결하지 않고는 혈중에 극미량 존재하는 암 진단 물질을 검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연구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검출 센서 민감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가능성을 발견했고, 액적 형태를 코팅하는 대부분 산업에 간단히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지원사업(집단연구), 원천기술개발사업(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