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포 내 새로운 물질 이동 경로와 원리를 처음 규명했다. 생명 기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난치병 치료의 이론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욱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전영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 공동연구팀은 진핵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물질 교환 경로와 작동 체계를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진핵세포는 핵막에 의해 핵과 세포질이 분리된 형태의 세포다. 생명 구성 최소 단위로, 인간을 비롯한 고등생명체를 구성한다.
세포는 미토콘드리아, 핵, 소포체, 리소좀 같은 소기관으로 구성된다. 지금까지는 소기관 사이에서 단백질 같은 물질이 이동할 때 보자기 같은 '소낭'에 담겨 전달된다고 알려졌다. 이 이론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세포 내 물질 이동이 존재했다.
최근 세포 소기관이 직접 접촉해 막접촉면을 형성하고, 물질이 교환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 과정을 매개하는 단백질의 정체와 작동 체계는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론으로만 알려졌던 막접촉점에서 생명활동을 처음 증명했다. 효모의 진핵세포에서 핵과 리소좀 간 막접촉점을 형성하는 단백질 복합체 'Nvj1p-Vac8p'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막접촉점에서 일어나는 생명 현상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이창욱, 전영수 교수는 “고등생명체를 구성하는 진핵세포의 세포 소기관 간 막접촉점 형성 단백질 복합체 구조와 작동 메커니즘을 최초로 밝혔다”면서 “이는 생명 기원에 대한 이해, 세포 내 물질 이동 결함에 의해 야기되는 질병치료법 개발에 이론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과학학술원회보(PNAS)'에 실렸다.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 집단연구)과 교육부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