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학 '좋은데이' 동남아 시장 공략…베트남 공장 설립

사진=무학 홈페이지 캡쳐
사진=무학 홈페이지 캡쳐

부산·경남·울산지역을 기반으로 한 주류업체 무학이 해외 공장을 설립하며 소주 세계화에 박차를 가한다. 지방 주류업체가 수도권 공략 이후 글로벌 시장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무학은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보드카 제조업체 '빅토리 보드카'를 인수해 현지 공장에서 소주를 생산·판매할 방침이다.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주류업체는 해외 법인을 설립해 국내에서 생산한 뒤 수출 판매하고 있다. 해외 공장 설립은 주류업계 최초다.

무학은 주류업체 해외 진출시 가장 걸림돌로 지적되는 주류제조면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 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빅토리 보드카는 영세 주류업체로 증류주 제조 면허를 보유하고 있어 회사를 인수할 경우 면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무학은 베트남 법인과 공장 설립을 계기로 소주 세계화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베트남을 거점으로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학이 베트남을 주요 거점으로 낙점한 배경에는 최근 빠른 경제성장으로 동남아시아에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로 급부상하고 있고 보드카 등 고도주 '원샷' 문화가 형성돼 있어 소주 시장 진입이 용이할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무학은 주력제품인 16.9도 '좋은데이'와 19도 '화이트', 좋은데이의 도수를 높인 해외 시장용 제품을 별도로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은 젊은층이 주요 주류 소비층으로 한류에 열광, 한국 상품과 문화에 익숙한 것은 물론 소주 인지도가 비교적 높은 것도 베트남 진출 배경으로 꼽힌다.

베트남 주류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55개 주마다 로컬 보드카가 있고 '빅토리 보드카'는 그 중 하나”라며 “현지 시장에서 한국 주류회사가 '빅토리 보드카'를 인수해 베트남 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무학은 베트남 공장을 가동할 경우 창원1공장, 창원2공장, 울산공장과 현재 준공 중인 충주공장과 함께 5개 공장을 거느린 대형 주류업체로 변모하게 된다.

무학의 베트남 진출로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경쟁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월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해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베트남은 현지인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장학사업뿐만 아니라 환아 지원사업 등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나서왔다. 현지 시장 확대를 위해 올해 안에 하이트진로 브랜드 전문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무학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 진출을 위해 다각도로 검토해온 것은 사실”이라며 “이른 시일 내 구체적 사실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