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도시바메모리, 新미일연합에 매각 합의”

도시바 요카이치 팹2 전경 (사진=도시바)
도시바 요카이치 팹2 전경 (사진=도시바)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를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일본산업혁신기구(INCJ), 정책투자은행으로 구성된 '신(新) 미일연합'에 매각한다는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고 니혼게이자이,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가 27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SK하이닉스와 미국 베인캐피털 등으로 구성된 한·미·일 3국 연합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매입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는 것이다.

SK그룹 관계자 등은 지난 주 일본 현지에서 이 같은 소식이 흘러나오자 24일 됴쿄 도시바 본사를 찾아 상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도시바는 지난 6월 SK하이닉스 등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합장 공장을 운용 중인 WD는 '우리 동의 없이 매각은 안 된다'면서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 중지를 요청하는 소를 제기했다.

일본 매체는 내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WD가 도시바메모리 의결권을 3분의 1 미만으로 보유하는데 합의했으며 세부 논의를 거쳐 이달 중 계약을 체결키로 했다고 전했다.

인수가는 WD 등이 당초 제시한 1조9000억엔에서 약 2조엔으로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WD는 도시바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 1500억엔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매입 작업에 참여한다.

WD가 CB를 주식으로 바꾸면 약 16%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향후 의결권 기준 보유 주식을 3분의 1 미만으로 제한해 중요한 경영 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갖지 않기로 했다. WD가 도시바메모리에 임원을 파견하지 않는데도 합의했다.

WD는 이달 중 계약이 체결되면 국제중재재판소에 요청한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 소를 취하할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회계부정 스캔들이 터진 이후 도시바가 외부로 내놓은 대책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현 시점 보도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