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 상품 생존기간이 선진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규모는 세계 10위권에 진입했지만, 생존 능력은 세계 선두권과 격차가 컸다. 수출 구조가 일부 주력 상품과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해 구조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수출 경쟁력을 생존력 관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산업연구원 '한국 수출상품의 생존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 수출상품의 생존기간은 3.4년, 5년 생존율은 0.30으로 나타났다.
5년 생존율은 중국(0.43), 미국(0.39), 일본(0.35)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낮았다. 5년 생존율 0.30은 100개 수출 상품 가운데 30개가 5년 후에도 살아남는다는 의미다.
산업별 수출상품 생존율 국가 순위에서는 자동차와 전기·전자가 각각 5위와 8위를 기록했다. 섬유·의류, 화학, 산업용 기계에서는 14~15위권으로 세계 선두권과 큰 격차를 보였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수출 산업 생존력 기반은 일부 주력상품이나 수출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은 “중소기업의 경우, 수출 생존력은 세계적인 수준에 크게 미흡해 정부가 중소기업 수출경쟁력을 생존력 관점에서 살펴보고 지원 정책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출상품 생존력은 수출 경쟁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잣대다. 초기 수출 금액이 클수록 수출 지속기간이 길고 생존율이 높아진다. 또 경제 발전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수출상품 생존력이 강하다. 수출 상품이나 시장이 다양화될수록 수출 생존력이 강해진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 수출국이나 수출주도형 신흥시장국은 수출 확대와 수출 생존력 강화가 선순환 구조를 형성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수출 생존력은 선진국 수준에 미달했다.
양종석 산업정책(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