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발 미중 경제갈등
미래 기술종주국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충돌했다. '반도체굴기'를 선언한 중국 첨단산업육성정책인 '중국제조2025'는 미중 무역전쟁 불씨가 됐다. 무역적자로 시작된 미중 경제 갈등은 고액 관세 부과에서 그치지 않았다. 미국은 반도체, 통신 등 급성장하는 중국을 향해 올 한 해 내내 견제구를 던졌다. 미국 정부가 싱가포르 기반 브로드컴 퀄컴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 통신업체 ZTE가 대이란 무역제재를 어기고 거래했다는 이유로 폐업 직전까지 내몰렸다.
미중 갈등 최종 목표는 중국 최대 통신회사인 화웨이가 됐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스파이 논란에 미국과 동맹국에서 잇달아 퇴출되고 있다. 화웨이 창업주 런정페이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대이란 무역제재를 어겼다는 이유로 캐나다에서 체포되면서 갈등은 한층 고조됐다.

◇유럽 GDPR 첫 시행
유럽연합(EU)에서 이른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개인정보보호법'이 발효됐다. 5월 25일 발효된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이다. GDPR은 EU에서 발생하는 '거래'에서 EU 거주자의 개인 데이터와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것을 의무화했다. 데이터 역외 반출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했다. 사업장이 EU에 없더라도 EU 거주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하면 대상이 된다.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도 예외는 아니다.
GDPR이 강력한 것은 벌칙 때문이다. 규정을 위반하면 2000만유로 또는 세계 매출액 4% 가운데 더 높은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해야한다. IT서비스 중에 글로벌 서비스로 제공되지 않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 데이터 유출 사고가 늘면서 미국에서도 GDPR에 준하는 강력한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암호화폐 폭락, 1년 만에 작년 80%까지 추락
암호화폐 버블(거품)이 터졌다. 올해 1월 8000억달러 규모였던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현재 1300억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9월에는 고점 대비 80%까지 추락하면서 암호화폐 폭락은 2000년 '닷컴버블'과 비교됐다.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12월 고점 대비 70% 추락했다. 2만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3800달러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더리움, 리플 등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실패한 암호화폐발행(ICO)으로 시장엔 가치가 없는 이른바 '데드코인'이 속출했다. 신규 ICO의 90%가 사기로 판명나거나 목표자금 미달, 개발중단으로 사망진단을 받았다. 미국 등 주요국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해 여전히 엄격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시장이었던 중국은 금융리스크 등을 이유로 암호화폐 관련 단속을 한층 강화했다.

◇美서 자율주행 택시 웨이모 등장
미국에서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자율주행 차량 사업부인 웨이모가 이른바 '로봇택시' 상용화를 시작했다. 구글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10년 만에 무인택시 정식서비스 시대를 열었다. '웨이모 원'은 탑승객이 승차공유 서비스인 우버나 리프트처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차량을 부르면 목적지까지 데려다준다. 아직은 안전 운전자가 탑승하고 제한적 서비스지만, 차량과 운행 지역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라이벌 우버는 올해 초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중 보행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하고 이후 처음으로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재개를 승인받았다.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차 기술은 혁신 산업임이 분명하다. 향후 교통, 운송, 물류 등 광범위한 분야에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알파벳 자율주행차 사업이 2030년에 1140억달러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카를로스 곤 닛산르노 회장 체포
닛산자동차 부활에 앞장섰던 카를로스 곤 회장이 유가증권 보고서에 보수를 축소 기재한 혐의로 체포됐다. 회사 자금 유용 등 부정행위 등에 대한 혐의도 속속 드러났다. 이사회에서도 만장일치로 해임됐다. 곤 전 회장의 체포는 닛산르노 연합에도 균열을 냈다. 르노그룹, 닛산자동차, 미쓰비시자동차가 주도권을 놓고 쪼개질 조짐마저 보이자 일단 3사는 파트너십은 공고하다는 성명문을 내며 급한 불씨를 꺼뜨렸다. 연합회사 경영권을 놓고 곤 전 회장을 고발했다는 음모론이 나오는 등 르노와 닛산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지배구조 변경을 놓고 양사의 다툼이 이어지자 일본과 프랑스 정부 사이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불확실한 상황에 놓인 것은 닛산르노만이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 공룡이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인터넷회사들이 자율주행차, 전기차에 앞서 나가면서 기존 자동차 제조사는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페이스북은 올해 사용자 개인정보 유출로 위기를 겪었다. 지난 3월 영국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를 통해 페이스북 사용자 8700만명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9월에는 이용자 5000만명 개인정보 유출이 의심되는 대규모 해킹사고가 발생했다. 이용자가 공유하지 않은 사진이 노출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연방수사국(FBI), 증권거래위원회(SEC), 연방거래위원회(FTC) 등 각 연방 수사기관들이 가세해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사건에 대한 합동수사를 벌이고 있다. 페이스북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수천만명 가입자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무단으로 유출한 혐의로 워싱턴DC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소비자도 등을 돌렸다. 시장조사업체 톨루나(Toluna)가 1000명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결과, 페이스북은 미국 IT 기업 중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할 수 없는 기업'에 선정됐다.

◇MS 재도약, 깃허브 인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6월 세계 최대 오픈소스 코딩 사이트 깃허브를 75억달러(약 8조원)에 인수했다. 오픈소스 분야에서 MS 영향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깃허브는 소셜네트워크형 코딩사이트다. 대부분 개발자가 깃허브를 사용한다. 사용자수는 지난해 10월 기준 2400만명이며 조직 수는 1500만개다. 1000명이 넘는 MS 개발자가 깃허브에서 코딩작업을 진행한다.
오픈소스 시장 전망도 밝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오픈소스 시장은 지난해 약 900억달러(약 97조원) 규모로 2020년까지 15.2%(약 112조원) 성장할 전망이다. MS는 깃허브를 비롯해 과감한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MS는 2016년 직장인 중심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을 262억달러에 사들였다.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면서 MS는 16년 만에 애플을 밀어내고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에 올라섰다. 1990년대 전성기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던 MS가 극적으로 부활한 것이다.

◇애플 시총 1조 달러 달성과 위기
올해 1조 달러를 넘어섰던 애플 시가총액이 이달 7152억달러까지 떨어졌다. 애플은 지난 8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꿈의 시총 1조달러를 돌파했지만, 애플 제품 고가정책이 시장에서 힘을 잃으면서 하락세를 걷고 있다. 아이폰XS, XR 등 아이폰 신제품이 비싼 가격 탓에 판매량이 부진하자 애플은 가격 인하에 나섰다. 애플의 고가 정책이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중무역전쟁과 중국 경제성장률 하락까지 겹쳐 애플의 내년 전망은 밝지 않아 보인다. 애널리스트는 퀄컴과 소송, 스마트폰 시장 포화 등 이유로 내년 애플 주가가 최대 2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과 화웨이는 내년 야심차게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애플은 당분간 5G 스마트폰 출시 계획이 없는 점도 경쟁력 약화를 야기하는 요인이다.

◇중국 유전자 아기 탄생 논란
중국에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쌍둥이가 태어났다. 지난 11월 허젠쿠이 중국 선전 남방과기대 박사는 홍콩에서 열린 인간유전체교정 국제회의에서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에이즈에 면역력을 갖도록 유전자를 교정한 쌍둥이 아기루루와 나나가 탄생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심각한 윤리적·사회적 논란을 야기했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유전자 조작 아기의 출산을 허용하지 않는다. 인위적으로 변형된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있으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아직 불완전한 연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예측되지 않아 후폭풍은 더욱 거세다. 허젠쿠이 박사는 발표 직후 세계 과학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중국 과학자 120명이 공개편지를 통해 미친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허젠쿠이 박사는 미허가 연구를 진행한 혐의로 소속 학교와 중국 정부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 망 중립성 폐지 시행
미국에서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6월 망 중립성 원칙을 폐지했다. 망 중립성이란 누구든 인터넷을 이용할 때 속도나 망 이용료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공평해야 한다는 원칙을 뜻한다. 인터넷을 공공재로 보는 개념이다. 통신사업자는 5G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망 중립성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대용량 데이터가 필요한 콘텐츠 사업자는 망 중립성이 지켜지지 않으면 협상력이 없기 때문에 사업이 어려워진다고 반대한다.
미국에서는 망중립성 폐지 이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망 중립성 폐지에 반발한 뉴욕, 뉴저지, 로드 아일랜드, 몬타나, 하와이를 포함한 일부 주가 망 중립성 복원 법률(안)에 서명했다. 이에 맞서 미국이동통신산업협회(CTIA), 미국케이블TV협회(NCTA), 미국이동통신협회(US텔레콤), 미국케이블사업자협회(ACA) 등 4개 협회가 버몬트주 망 중립성 법률(안)을 무효화하기 위한 소송을 시작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