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유무선 가입자에 유튜브TV 제공한다" ISP-CP 5G서 맞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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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이 유튜브와 손잡았다. 5G 네트워크 확장과 상품성 강화를 위해 통신업계와 인터넷·콘텐츠 업계가 협력한다.

버라이즌은 23일(현지시간) “유무선 고객에게 유튜브TV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구체적인 유튜브TV 결합상품 내역은 밝히지 않았지만 할인 등 프로모션을 진행할 계획이다. 버라이즌은 연말까지 유튜브TV를 결합한 요금제를 선보인다. 유튜브TV 홍보에도 나선다.

버라이즌이 유튜브와 협력하는 것은 5G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다. 에릭 맥퍼슨 버라이즌 콘텐츠전략 책임자는 “버라이즌 네트워크와 기술 리더십은 콘텐츠 혁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일한 위치에 있다”면서 “5G에서 업계 최고와 협력해 고객 옵션을 늘리고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TV는 케이블 없이 라이브 TV 방송을 제공한다. 최근 미국 내에서 케이블TV 산업을 위협하는 강자로 떠올랐다. ABC, CBS, FOX, NBC 등 70 개 이상 방송과 HGTV, 푸드네트워트, TNT, TBS, CNN, ESPN 등 주문형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구글은 이달 10일 유튜브TV 시청료를 25% 인상하는 등 사업에 탄력을 붙였다. 월 49.99 달러에 최대 6개 계정을 개설할 수 있다.

유튜브와 버라이즌 제휴는 통신사(ISP)와 인터넷·콘텐츠 업계(CP)가 망이용 대가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 중인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은 올해 1월 네트워크 사업자가 인터넷 콘텐츠를 함부로 차단하거나 차별할 수 없도록 한 '망중립성 원칙'을 폐기했다. 5G 서비스를 앞두고 망 개발에 투자하는 통신사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한국은 망중립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5G 서비스를 시작한 통신사를 중심으로 망점유율이 높은 CP에 차등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폐지 논의가 불 붙었다. 국회는 3월 부가통신사업자(CP) 망용량 확보 의무화 법안도 내놨다. 고용량 콘텐츠를 망에 올리는 CP에 전기통신서비스 안정 의무를 부과했다.

이처럼 ISP와 CP 두 업계는 망 이용 주도권을 놓고 대립하지만 실제 비즈니스에서는 협력이 활발하다.

한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는 이달 5G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게임, 동영상업체와 제휴해 게임플레이나 동영상 시청시 데이터를 차감하지 않는 제로레이팅 마케팅을 일제히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 없는 인터넷 콘텐츠, 인터넷 콘텐츠 없는 네트워크는 의미가 없다”면서 “점점 ISP와 CP의 경계도 희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