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이 업계의 반발로 보류한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개정안을 대폭 수정했다. 수정안은 '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은 유지하되 '대여금' 항목은 제외하고 '동일시점 동일가격 판매' 규정을 완화한 것을 골자로 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9일 서울 서초구 한국주류산업협회에서 이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가 연기한 '주류 고시개정안'을 수정한 '건의사항 반영분'을 새로 제시했다. 업계 의견도 수렴했다. 해당 회의에는 주류 관련 단체 11곳을 비롯해 주류 회사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수정안에는 △제공이 금지되는 금품 등에서 '대여금' 제외 △주류 판매에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장비 제공(생맥주 디스펜서 등) 허용 △'광고용 소모품' 가액 한도 폐지 △RFID 적용 주류의 주종별로 시음주 물량 한도 적용 △제조·수입업자의 판매가격 결정 기준 완화 등이 담겼다.
이번 수정안은 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영세 소상공인의 입장이 대거 반영됐다. 신규 창업시 주류 제조사와 도매상이 창업자에게 지원해주는 대여금(주류 대출)에 관한 내용을 일부 허용했다. 대여금을 금지하면 영세 예비 창업자들의 자금 마련 기회를 박탈해 외식산업 진입을 막는다는 업계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주류 제조사와 도매상으로부터 지원받았던 내구소비재 제공이 금지됐으나 수정안에는 주류 판매에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쇼케이스(냉장진열장) 및 생맥주 추출기 등에 한해 제공이 가능토록 했다.
또 소상공인 영업환경 개선을 위해 '소모품 가액 한도 5000원 조항'도 폐지했다. 이로서 메뉴판, 술잔, 앞치마, 얼음통, 오프너 등 주류 판매에 직접 사용되는 품목의 경우 제공이 가능하다.
가격 결정과 마케팅 활동을 위한 주요 내용이었던 '동일시점에 동일지위의 거래상대방에게는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조항은 직전년도 거래금액 50억원을 기준으로 구분해 업자별로 지위별 차증을 두거나 혹은 자유롭게 가격을 결정할 수 있게끔 허용했다. 이외 시음주 물량도 주종별로 구분해 물량을 확대했다.
국세청은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수정안을 두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시행을 서두를 계획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세청이 제시한 수정안에 대해 대체로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불법 리베이트가 근절돼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적극 공감한다”며 “국세청이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현재 고시를 보완한 것으로 빠르게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