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랩 연구팀, 자기장에 취약한 '드론' 소프트웨어 개발로 극복

4차산업 혁명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기술 분야중 하나인 드론. 이제는 대중화가 되어 개인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더욱 작고 가벼워지고, 오래 멀리 날 수있는 드론들이 시장에 출시 되고 있지만 여전히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다.

드론 비행에 있어 가장 중요시 여겨지는 것은 안정성. 비행 중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고가인 드론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 자칫 치명적인 인명피해까지 유발할 수 있다. 그래서 드론이 주변 환경의 영향을 최소로 받게 하고 안정적인 비행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중 하나인 것이다.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코딩) 교육을 하는 스타트업으로 이름이 알려진 디랩의 연구개발팀에서 이런 드론의 약점을 소프트웨어 개발로 극복하기 위한 시도와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하여 송영광 대표를 찾아가 보았다.

[인터뷰] 디랩 연구팀, 자기장에 취약한 '드론' 소프트웨어 개발로 극복

-드론이 안정적으로 날지 못하는 경우는 어떤 상황인가?

드론의 안정적인 비행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원인이 바로 자기장이다. 드론은 일반적으로 방향과 높이, 속도를 제어하기 위해 지자기 센서, 자이로 센서, 가속도 센서를 사용한다. 여기서 나침반처럼 지구의 자력을 감지하여 드론이 어느 곳을 향하고 있는지 감지하는 센서가 바로 지자기 센서. 이 센서가 자기장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 드론은 잘못된 방향으로 가거나 심하면 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기도 한다. 이렇게 드론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자기장은 도시 곳곳에 널려있다. 고압 전선, 자기화 된 철판, 핸드폰 중계기 등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다.드론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심각한 인명피해까지 나타날 수 있다.

-자기장 영향을 받지 않는 곳에서 날리면 되지 않나?

꼭 그렇지도 않다. 태양 표면의 흑점 폭발이 강력한 전자기파와 플라스마 구름을 뿜어내고 그 정도에 따라 드론 비행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드론을 조종하기 전에 태양의 활동이 지구 자기장 등에 영향을 끼치는 지수를 숫자로 표현한 ‘Kp’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Kp 수치에 따라 비행 주의 혹은 금지 발령까지 나오는데 비행 금지단계인 6단계 이상 발령되는 날이 연평균 54일이나 된다고 한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드론 운전을 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태양의 흑점 폭발이라니,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나?

디랩의 기술 연구 개발팀(이정환, 송영광, 신송섭)에서 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 드론 조정 장치(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자기장 영향에 취약한 지자기 센서 없이도 드론이 최대한 정확하게 방위각을 산출해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다.

-어떤 계기로 이런 연구 개발을 시작했고, 어떤 성과가 있었나?

평소에 드론 비행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디랩의 수석 엔지니어(이정환)가 2017년도 창업성장 기술개발 사업 공모를 발견하여 지원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국가과제에 선정되어 1년 넘게 열심히 실험을 반복하며 연구 개발을 했다. 지난 달, 최종 결과물 테스트에서 자기장 노이즈 영향 오차, 방위각 드리프트 오차, 고도제어 오차 등 총 4개의 평가 항목에서 목표치를 달성했다. 휴가도 제대로 못가고 몰입했던 개발팀 노고의 성과이다.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향후 활용 계획이 있는가?

비행에 대한 안정성에 대한 욕구가 높은 고가의 드론(농약 살포, 방송 촬영 용 드론, 군용 드론)에 적용해 볼 수 있는 기술이다. 적절하게 잘 활용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디랩은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는 기관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런 개발까지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은 디랩이 교육 혁신 스타트업으로 유명하지만 디랩이 처음 세워질 때, 엔지니어 중심의 연구개발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것을 아는 분들은 많지 않다. 그래서 당사에는 연구개발의 DNA가 흐른다. 그런 바탕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과 차별화를 가져다 준다.

-어떤 차별화를 가져다 주는가?

디랩의 교육은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한 창업가 경험을 주는 것이 목표이다. 시험 문제를 잘 풀기 위한 공부가 아닌 실제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가치를 고민하고 그것을 제품으로 구현하여 소개 및 판매해보는 경험들 속에서 살아있는 교육을 받도록 장려한다. 늘 수동적인 소비자로만 살아왔던 아이들이 능동적인 생산자로의 경험을 해보며 공부할 이유와 동기를 얻게 된다. 이부분에서 엔지니어로서 실제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들을 연구 개발한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

-실제 사례를 듣고 싶다.

초,중학생들이 기획, 프로토타입까지 제작한 애견 자동 급식기 아이펫을 제품화해 300만원이 넘는 펀딩을 받았다. 고등학생들이 만든 DIY 공기 청정기 PM2.5의 경우는 최종 제품화 하여 1500만원이 넘는 펀딩을 받아 판매하였고 최근에는 중학생 친구가 현장 체험학습을 위한 앱을 기획하여 펀딩을 받는 중이다.

-지금처럼 교육과 함께 연구개발도 같이 진행 할 예정인가?

물론이다. 현재는 연구개발이 주력 사업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도 핵심 사업분야로 계획되어있다. 판교와 대치 캠퍼스 뿐 아니라 엔지니어 출신의 랩장님들이 세운 캠퍼스들이 목동, 동탄, 대구수성, 울산에 있다. 각자의 경험들과 기술들이 교육과 멋진 시너지를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형인우 기자 (inw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