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SW 국산화 외쳤지만 여전히 핵심 SW 90%가 외산...클라우드 종속도 우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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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산 소프트웨어(SW) 도입의 중요성을 연일 강조해 왔지만 공공정보화 시장에서 여전히 외산 SW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공공이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면서 바뀌는 정보화 환경에서 외산 종속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조사한(부처·공공·지방자치단제 1098개 대상) '2019년 공공부문 정보자원 현황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SW 국산화 비율은 44.69%다.

보안 등을 이유로 압도적으로 국산화 비율이 높은 정보보호(94.77%), 관제(91.62%)를 제외하면 주요 SW 국산화 비율은 10% 수준이다. 여전히 운용체계(OS·98.60%),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87.63%), 백업(76.35%) 등 주요 SW는 외산 비중이 70∼90%에 이른다.

공공 외산 비중은 과거에 비해 별반 나아진 게 없다. 2017년 OS와 DBMS 외산 비중은 각각 98.66%, 92.31%를 기록했다. DBMS 외산 비중이 4.68% 줄었지만 소폭 수준이다.

OS는 최근 출시한 티맥스오에스 외에 국산 제품이 없지만 DBMS는 다르다. 티베로, 알티베이스, 큐브리드 등 국산 DBMS가 시장에 출시된 지 10년이 지났다. 티베로는 올해 현대자동차가 외산 제품 대신 택할 정도로 기술력과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알티베이스는 중국 통신사가 도입하는 등 해외에서 주목하는 제품 가운데 하나다. 민간과 해외에서도 도입하는 제품이지만 국내는 여전히 국산 DBMS 도입률이 10%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해외는 외산 SW 종속도를 줄이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은 최근 모든 부처와 공공기관에 외국산 컴퓨터와 SW를 3년 내 국산으로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은 자국 OS, 전사자원관리(ERP) 등 주요 솔루션 국산화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등 국산화를 대비해 왔다.

업계는 공공 정보화 환경이 클라우드로 바뀌는 시점에서 온프레미스(구축형)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외산 종속도 우려하고 있다. 서비스형인프라(IaaS)뿐만 아니라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서비스형플랫폼(PaaS) 등 공공 분야의 클라우드 도입이 확산되면서 외산 서비스도 공공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송영선 한국상용SW협회장은 30일 “정부가 OS, PaaS 등 주요 분야의 국산 개발을 지원했지만 정작 공공 현장에는 국산 도입이 더디거나 이제 시작 단계”라면서 “최근 공공 클라우드 도입이 늘면서 클라우드도 외산에 종속되지 않도록 현장 모니터링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