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40년새 84배 폭등...전세가는 101배 상승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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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0년간 서울 강남 아파트 매매가는 약 84배, 전세가는 101배 상승한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한잔 가격은 21배, 삼겹살 값는 10배 폭등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소장 정중호)는 이런 내용을 담은 '1980∼2020 국내 주요 재화 및 서비스 가격 추세'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민 1인당 GDP는 1980년 1714달러에서 2019년 3만1754달러로 18.5배로 커졌다. 환율을 고려하지 않으면 1인당 GDP는 35.9배 커진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농수산물과 공산품 등 소비재 대부분의 명목가격 상승률이 국민 1인당 GDP 상승률보다 낮아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적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술 진보와 생산성 증대, 교역 확대 등으로 음료, 과자, TV와 같은 공산품 체감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쌀과 닭고기 가격은 40년간 약 3배 상승에 그치는 등 대부분 식재료 가격 상승률이 GDP상승률보다 낮아 체감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강남 아파트의 매매가는 약 84배, 전세가는 101배 상승했고 커피 한잔 가격은 약 21배 상승하는 등 타 품목 대비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인 항목들도 눈에 띄었다.

쌀값(4㎏환산 기준)은 3000원에서 9500원으로 3.2배, 닭고기는(1㎏ 환산 기준) 1400원에서 4656원으로 3.3배 상승했다. 상추도 8.5배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대부분 식재료 가격이 40년간 약 9배 미만 상승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1인당 GDP 상승률을 고려할 때 실제 체감 가격은 크게 하락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반면 수박(16.7배), 배추(12.5배) 등은 타 식재료 품목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 한편 서울 강남 아파트 값은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표]지난 40년간 국민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항목별 가격 상승률
[표]지난 40년간 국민 1인당 GDP 상승률 대비 항목별 가격 상승률

강남구 은마 아파트의 경우 3.3㎡기준 매매가가 1980년 약 77만원에서 6469만원으로 40년간 84배 가량 상승했고, 전세가는 16만원에서 1629만원으로 101배나 상승해 다른 분석 대상 항목들과 큰 대조를 이뤘다.

국산 중형 자동차 가격의 경우 1980년 389만원에서 현재 2390만원으로 6.1배, 콜라 4.5배(1.5ℓ 기준), 소주 5.1배(출고가 기준), 영화 관람료가 6.7배 상승했다.

컬러 TV(20인치 기준)와 국제전화(한국-미국 1분 기준)는 명목가격 자체가 각각 45%, 77% 하락했다.

서울시 지하철 기본요금은 80원에서 1250원으로 40년간 15.6배 상승했고 택시 기본요금은 400원에서 3800원으로 9.5배 올랐다. 병원 진료비(초진)가 9.9배, 문화재 입장료는 10배, 국립대 등록금은 19배 상승하는 등 정부·공공기관이 공급하거나 가격을 통제하는 영역 서비스 항목들이 민간 영역 소비재보다 비교적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기호품 관련 항목 명목가격도 큰 폭 상승했다. 커피 한잔의 경우 200원에서 4100원으로 약 21배, 담배 한 갑은 300원에서 4500원으로 15배 상승해 타 품목 대비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1회 데이트 비용도 8.6배 늘었지만 비용 마련을 위한 근로 시간은 크게 감소했다.

보고서는 각종 임금 수준을 나타내는 데이터를 물가와 비교했다.

1990년 690원이던 시간당 최저임금은 현재 8590원으로 12.4배 상승해 지난 30년간 국민 1인당 GDP 상승률 보다 많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공무원 월급(7급 초봉 기준) 은 같은 기간 23.9만원에서 현재 188만원으로 7.9배 상승했고, 사병 월급(육군 병장 기준)은 1980년 3900원에서 현재 54만1000원으로 139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데이트 비용의 경우 1990년에는 1만8800원, 현재는 약 6만1200원이 필요해 8.6배 가량 늘었다. 데이트 비용을 벌기 위해 필요한 아르바이트 근로 시간(최저시급 기준)은 1990년 28시간에서 현재 8시간으로 감소했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40년간 주요 소비재의 실질적인 가격은 대부분 하락했지만, 수치상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 분석일 뿐 저소득층의 체감 물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