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식목일 강원도서 금강송 식재...“산림정책, 경제성 챙기는 경제수림으로 전환할 때”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식목일을 맞아 강원도를 방문해 금강송 7그루를 심은 뒤 작년 강원 대형 산불 진화 관계자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식목일을 맞아 강원도를 방문해 금강송 7그루를 심은 뒤 작년 강원 대형 산불 진화 관계자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식목일인 5일 “이제 우리는 경제수림과 숲 관광을 위한 경관수림, 미세먼지 차단을 위한 숲을 조성하는 등 산림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동안 산림녹화를 서두르다보니 경제성보다는 빨리 자라는 속성수를 많이 심으면서 경제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지난해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원도를 찾아 나무를 심으며 이 같이 말했다. 김정숙 여사와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를 찾은 문 대통령은 당시 산불 진화에 참여했던 주민 등 40여명과 금강소나무를 심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산림녹화를 서두르다 보니 경제성보다는 빨리 자라는 속성수를 많이 심었는데, 앞으로 산림정책은 속성수보다는 목재로서 가치가 있는 유실수 등의 경제수림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숲 관광을 할 만한 경관수림도 조성하고 도심지역에는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미세먼지 차단 숲과 같은 도시숲을 조성해야 한다. 산불이 많이 나는 곳에선 내화수림을 조성하는 식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산림률이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 중 핀란드와 스웨덴, 일본 다음인 4위라고 소개하며 이는 우리 국민이 지난 70년간 이룩한 업적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나무가 심어진 국토비율이 63%에 이른다.

세계에서 한국을 산림녹화에서 가장 모범적인 나라로 평가한다며 “국제적으로도 산림 협력을 요청해오는 나라가 많다. 우리가 국제적인 산림 협력에서도 이끌어가는 입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적인 면과 달리, 펄프원료나 목재를 여전히 많이 수입한다며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 산림 선진국이 아니라고 했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유실수 등 경제수림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나무를 심는 것보다 이제 가꾸기도 중요해졌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지만, 나무 심기와 (강원 산불)복구 조림만큼은 우리가 쉬지 않고 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국민에게도 “한 분당 한 그루씩 나무를 가꾸기, 한 분당 한 그루씩 나무를 기부하기, 이런 운동으로 조림 복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산림청은 대형 산불 예방 등에 ICT 신기술을 적용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빅데이터 기반 스마트 산불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보고했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GPS 산불감시, 야간드론영상, 소화탄 개발·보급, 지능형 CCTV 설치, 산림드론감시단 운영 등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산림청 보고 후 직접 모자와 장갑을 착용하고 산불 피해목을 활용해 만든 삽으로 금강송 7그루를 심었다.

문 대통령은 “금강송은 소나무 가운데에서도 가장 우수한 품종”이라며 “과거에 궁궐, 사찰 등을 금강송으로 지어서, 조선 시대에는 이 나무를 베면 무거운 처벌을 하는 금송령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구덩이를 파고 김 여사는 나무를 심고서 흙을 밟아 다지는 역할을 맡았다. 문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에게 “(나무 심기를) 잘한다. 선수같다”라고 농담을 건네자 김 여사는 “제가 잘 심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