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청자는 볼모가 아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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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브와 CJ ENM간 갈등이 첨예하다. 갈등 원인이 프로그램 사용료뿐 아니라 홈쇼핑 송출 수수료에 대한 이견이 중첩돼 복잡하다. CJ ENM은 딜라이브에 프로그램 사용료 20% 인상을 요구하며, 채널 송출 중단(블랙아웃)으로 압박하고 있다. CN ENM은 수년간 동결한 프로그램 사용료에 대한 정당한 요구라는 입장이다. 반면에 딜라이브는 CJ ENM(CJ오쇼핑)이 지난해 7월 홈쇼핑 송출수수료 20% 인하를 요청하고, 같은 해 8월부터 지금까지 송출수수료 20%를 합의 없이 차감해 지급 중이라고 주장했다.

갈등 원인이 복합적이고,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블랙아웃이라는 초강수마저 동원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원만하게 합의할 지 미지수다. CJ ENM과 딜라이브 간 충돌이 발생했지만, CJ ENM과 딜라이브 등 유료방송 플랫폼은 방송 프로그램 유통 구조상 뗄래야 뗄 수 없는 협력 관계다. 플랫폼이 다양화돼 CJ ENM의 선택 폭이 확대됐지만 OTT 등 새로운 플랫폼 이용자가 유료방송 가입자에는 못 미친다.

딜라이브도 CJ ENM을 제외하면 가입자 이탈 등 리스크를 각오해야 한다. 양 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해 블랙아웃이 발생하면 어느 쪽이 상대적으로 큰 치명상을 입을 지 장담할 수 없지만, 모두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 분명한 건 블랙아웃은 시청자를 볼모로 삼는 행위다.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다. 자칫 시청자로부터 외면을 자초하는 행위가 될 가능성도 있다.

블랙아웃을 차치하더라도 어떤 경우에도 시청자에게 피해가 전가되면 안 된다. 시청자 권리를 훼손한다면 존재 가치가 희석될 것이고, 부정될 것이다. CJ ENM과 딜라이브는 대립을 지속할 게 아니라 합의를 위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시청자를 볼모로 하는 블랙아웃으로 치닫지 않고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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