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콘텐츠 부국(富國)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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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듣고 쓰는 말 가운데 '물 들어올 때 배 띄운다'는 말이 있다. 모든 일에는 시간이 중요하고, 어떤 일이든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추진하면 그 성과가 더 크다는 뜻이다.

[콘텐츠칼럼]콘텐츠 부국(富國)을 꿈꾸며

요즘 우리 콘텐츠업계는 한류 열풍과 함께 밀물을 경험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은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하고 빌보드차트 상위권을 지키면서 코로나19 상황에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에 이어 국내 드라마 '킹덤' '사랑의 불시착' 등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로부터 폭풍 인기를 끌고 있다. 웹툰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네이버, 카카오,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웹툰 플랫폼이 해외 진출을 확대하면서 국내 작품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지난해 저작권 무역수지가 거의 2조원에 이르면서 지식재산권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봤다.

그러나 우리 콘텐츠의 세계화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콘텐츠 유통 방식이 과거 콤팩트디스크(CD),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에서 파일이나 이미지로 변하면서 온라인을 통한 대량 불법 유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우리나라 방송을 해외에 전송하는 불법 셋톱박스도 늘고 있다.

우리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해외에서의 콘텐츠 불법 복제, 무단 이용과 같은 저작권 침해도 급증한 것이다. 미국 상공회의소 산하 글로벌혁신정책센터의 연구를 참고하면 저작권 침해로 인한 콘텐츠업계 손실은 연간 총소득의 11~24%인 것으로 추정된다.

저작권해외진흥협회는 이렇듯 해외에서 나타나는 저작권 침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우리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해 발족한 민간단체다. 주요 회원사가 방송·웹툰·음악 등 저작권 권리자로, 정부 지원을 받아 해외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협회는 국내 우수 콘텐츠에 대한 불법 이용을 모니터링하고 삭제 요청, 경고장 발송 등 구제 활동을 지원한다.

더욱 효과 높은 대응을 위해 한국저작권보호원, 한국저작권위원회, 미국영화협회(MPA), 일본콘텐츠해외유통촉진기구(CODA) 등 국내외 유관 기관과의 협력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우리 정부 역시 국내 콘텐츠가 해외에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고 침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6월 17일 해외지식재산보호협의체를 개최했다. 문체부를 비롯한 외교부·특허청·경찰청 등 6개 관계 부처, 8개 유관 공공단체, 15개 콘텐츠 협회·단체가 참여했다. 업계 애로사항 등의 해법을 범정부 차원에서 모색하기 위한 회의체로, 콘텐츠 관련 저작권뿐만 아니라 산업재산권까지 포괄했다.

뽀로로가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인형, 문구, 과자 등 상품으로 확장되는 것처럼 문화 콘텐츠는 타 산업과의 결합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저작권과 산업재산권 침해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이번 협의체를 통해 문화 콘텐츠 분야의 저작권과 산업재산권을 한자리에서 논의하고, 부처 및 관련 기관 간 협조 체계를 구축한 것은 업계 입장에서 큰 의미를 띤다.

최근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산업재산권을 담당하고 있는 특허청을 '지식재산혁신청'으로 개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그러나 업계가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지식재산을 구성하는 주요 권리인 저작권과 산업재산권 전문성을 띤 각 부처가 협력해서 지혜와 힘을 모으는 것이다. 단순한 미사여구나 명칭 변경만으로 지식재산 선도국가가 되는 것이 아님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해외저작권 보호를 위한 단체의 수장으로서 필자는 이 협의체가 활성화됐으면 한다. 정부 부처와 민간이 협업, 우리나라 콘텐츠의 세계 도약을 지원하는 든든한 디딤돌을 희망하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콘텐츠 부국이 되는 그날을 꿈꿔 본다. 이제 우리나라 콘텐츠업계에 물이 들어왔다. 속히 배를 띄우고 민·관이 협력해 노를 열심히 저어서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호가 세계 방방곡곡으로 항해해 나가기를 기원한다.

권정혁 저작권해외진흥협회 회장 president@coa4kconten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