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12월' '50만 이하' 수능... 학령인구 감소, 코로나19 혼란 속 치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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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학령인구 감소 등 유례없는 분위기 속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일 치러졌다. 대전에서는 감독관 두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감독관 31명을 급히 교체하느라 진땀을 뺐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새로운 유형의 고난이도 문항은 줄었으나 변별력을 위한 문항으로 중위권의 부담감은 다소 높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시험 지원자는 49만3433명으로 사상 처음 5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졸업생 응시생이 늘었지만 재학생 감소폭이 더 컸다.

결시율까지 높아졌다. 1교시만 해도 결시율은 13.17%로, 2020학년도 11.52%보다 1.65%P 높아졌다. 역대 최고 결시율이다. 지원자도 줄었는데 응시 비율까지 떨어졌다. 1교시는 49만 992명이 지원해 42만6344명이 응시하고 6만4648명이 시험을 보지 않았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자가격리자, 확진자 수험생 관리와 시험장 준비 등엔 만전을 기했지만 감독관 관리는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능 전날인 2일 감독관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안전한 수능을 치르기 위해 교육부는 수능 전 감독관 교사 재택근무를 요청했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감독관들이 일손 부족으로 학교에 나와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첫 12월 수능에도 다행히 폭설 등의 문제는 없었다.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탓에 새로운 유형의 문항이 많지 않아 수험생이 전반적으로 느끼는 난이도는 낮았을 것으로 보인다. 민찬홍 출제위원장은 “예년과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면서도 “코로나19 영향으로 학생들의 학습 부진을 감안해 더 어려워지지는 않을까 조심했다”고 설명했다.

1교시 국어영역은 지문 길이나 유형 형태 등 모든 면에서 봤을 때 예년보다 약간 쉬워졌는 평이 전반적이다.

1교시인 국어영역이 어려우면 응시자들의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출제진들이 고난이도 문제는 피하려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2교시 수학영역은 자연계열이 주로 치르는 가형과 인문계열이 주로 치르는 나형이 갈렸다. 가형은 지난 해보다 다소 어려웠고 나형은 쉬웠거나 비슷했다고 입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영어 영역도 쉬웠다는 진단이 나왔다. 전체적 구성마저 6월과 9월 모의평가를 그대로 따랐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학생의 학습부진과 학습격차를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새로운 문제 유형이나 초고난도 문제는 없었지만 응시자가 적어 상위권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수학에서는 중난이도 문제가 많아 중위권이 시간안배를 하는데 어려웠을 것으로 파악된다. 영어의 경우 응시자 감소로 상위권이 수천명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입시전문가와 교사는 가채점 결과에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소명여고 오수석 교사는 “올해는 수능 응시 인원이 처음으로 50만명 미만이 된 해”라며 “난이도나 상위권 변별력에 관심을 갖는데 접수 인원에서 보여지듯 등급 구간과 인원, 백분위 등을 보고 자신의 상대적인 위치를 파악해서 대학에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년 화제가 되는 수능 답안지 필적 확인 문구는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이었다. 나태주 시인의 '들길을 걸으며'를 인용했다.

지난 해에는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가, 2019학년도에는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가 문구로 등장했다. 지친 수험생을 위로하는 문구로 화제가 됐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과 어머니가 포옹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3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과 어머니가 포옹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