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배달비 줄인상…'직접배달' 갈아타나

최대 1000원 인상·할증폭도 확대
소비자·음식점 인상분 부담 커져
배달대행 포기 '직고용' 전환 늘어
플랫폼 노동자 대책이 '분수령'

주요 배달 대행업체들이 새해부터 줄줄이 배달비를 인상한다. 27일 서울 시내에서 배달업체 라이더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주요 배달 대행업체들이 새해부터 줄줄이 배달비를 인상한다. 27일 서울 시내에서 배달업체 라이더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새해부터 배달대행비가 줄줄이 오른다. 운영 지역에 따라 기본배달비가 최소 200원에서 1000원까지 인상되고, 거리와 날씨 변동에 따른 할증폭도 커진다. 올해 표준 배달비가 3000~4000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최대 30% 이상 인상되는 셈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배달 주문 증가, 겨울철 배달기사 공급 부족, 플랫폼 노동자 고용보험 적용, 대기업의 프로모션 지출 증가와 같은 요인이 복합 적용된 결과다.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메쉬코리아) 등 주요 배달대행사는 새해 1월 1일부터 지역별 차등을 둬 배달비를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생각대로 서울 영등포지부는 기본 배달비를 3500원에서 4300원, 바로고는 삼성지부·분당지부·영등포지부 등에서 평균 3500원에서 4000원으로 각각 올린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도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부릉은 인천 연수구 전 지역 대상 배달 콜비를 500원 인상한 4000원으로 책정했다. 바로고는 영종도 등 지역에서 코로나19로 할인한 300원을 원상 복귀한다. 생각대로 울산지부도 500원을 인상하고, 부릉은 울산 중구와 남구 지역 중심으로 원천징수를 제외한 실지급 수수료가 3100원이 되도록 배달 콜비를 올리기로 했다. 다만 부릉의 경우 상점이 부담하는 배달 수수료는 동결키로 했다.

생각대로 성동지사는 기본콜비를 200원만 올리는 대신 우천 할증을 500원에서 올해 안에 1000원으로 인상한다는 예정이다. 일부 주상복합 아파트는 1000~3000원 할증을 붙인다. 광진지사는 기본배달비에 1.3㎞ 초과 시 100m당 100원이던 거리 할증을 인상할 예정이다.

배달비 인상은 소비자와 배달음식점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음식점은 배달비 인상분을 직접 부담할지, 원가에 반영해서 고객에게 서비스료로 청구할지 선택해야 한다. 이에 따라 배달대행을 포기하고 음식점 '직접배달' 체계로 회귀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는 추세다.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음식 메뉴로 '빠른배달' 옵션을 설정하고, 기존 배달팁 2000~3000원에 추가로 약 3000원을 또 부과하는 편법이 동원된다. 1건 판매에 매출이 최대 6000원 늘어나는 셈이므로 점주가 직접 배달하거나 배달원을 직고용할 여유가 생긴다.

다만 배달기사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해 구인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직고용 배달기사 시급은 올해 초 1만원 수준에서 연말 기준 1만3000원 안팎으로 올라갔다. 여기에 이륜차 구입비, 보험비, 유류비 등을 더하면 시간당 총 2만5000원 정도 비용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업계는 새해 플랫폼 노동자 보호 대책의 시장 여파가 직고용 체제 전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대행업계 관계자는 27일 “모든 업체가 배달기사 만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배달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면서 “새해 고용보험·산재보험 등 정책 이슈가 떠오르기 전에 미리 기사를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