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기전망 코로나 직전 수준 회복했지만…“여전히 부정적”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포함한 국내 기업들은 새해 1분기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경기 회복을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등 코로나19 극복 가능성이 엿보이면서 경기전망지수는 코로나19 본격 확산 때보다 개선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제조업체 2300여곳을 대상으로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새해 1분기 경기전망지수가 75점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직전분기 대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경기전망지수는 100점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부정 전망, 높으면 긍정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전망지수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올해 2분기 57점, 3분기 55점, 4분기 58점 등 3분기 연속으로 50점대에 머물렀다.

새해 1분기 경기전망지수는 올해 1분기 수준(75점)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기준점인 100점에 못 미치면서 경기가 계속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응답이 우세하다.

대한상의는 “최근 세계 주요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수출도 회복하면서 기업 공포심리가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기업(66→82)과 내수기업(56→73) 경기전망지수가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며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늦은 국내 백신 공급과 변이 코로나19 확산, 미중 갈등 등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체감은 비제조업도 마찬가지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BSI 조사 결과 새해 1월 전망치가 12월(98.9) 대비 7.2포인트(P) 하락한 91.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최근 코로나19 3차 확산으로 부정적 경기 인식이 심화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새해 1월 부문별 전망치는 내수(90.4), 수출(93.9), 투자(89.3), 자금(92.3), 재고(101.9), 고용(90.1), 채산성(91.5)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상당수 기업이 새해 사업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계획 수립 여부에 대해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는 기업이 84.3%에 달했고, 그 이유로는 '시장전망 불투명'(49.7%), '코로나 등 현안 대응'(31.4%) 등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1차 확산 시기였던 지난 3~4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전망치가 20P 이상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미래 전망이 다소 개선된 모습이다. 한경연은 제조업의 경우 반도체 업황 호조와 경기 회복세에 따른 수주 증가 기대가 코로나19에 따른 부정적 경기 인식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다소 회복됐던 기업 체감경기가 코로나19 3차 확산을 계기로 다시 꺾이고 있다”면서 “과감한 경제정책 기조 전환을 통해 기업들 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