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15년만에 나온 게임법 전부 개정안…업계·이용자·정부는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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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형 아이템'을 두고 게임산업의 세 축인 업계, 이용자, 정부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저마다 다른 시각으로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확률형 아이템 규제 강화를 담은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게임법) 전부 개정안에 각계 시선이 부딪히고 있다. 개정안이 확률형 아이템을 넘어 게임 전반에 걸쳐 대폭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법안인 만큼 국회 심사 시작 전임에도 관심이 뜨겁다. 개정안 내용을 살펴보고 이를 바라보는 각 주체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이슈분석]15년만에 나온 게임법 전부 개정안…업계·이용자·정부는 '동상이몽'

게임법은 2006년에 제정된 전 세계 유일 독자법이다.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을 만들어 산업 발전 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발전시키기는 목적이지만 실상은 규제에 집중된 법률이다. 게임산업과 진흥 관련 정책지원 규정이 미비해 게임산업 특수성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문화와 시대 변화에 대응하고 게임 이용자 보호를 강화하며 불합리한 제도를 정비하려는 목적으로 게임법 전면개정안을 의원발의(대표발의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형태로 지난해 말 국회에 제출했다.

경미한 내용 수정에 대한 신고의무 면제, 동일 게임일 경우 플랫폼별 등급분류 면제를 비롯해 본인인증 방식 개선을 통한 이용자 편의를 증대, 환전·불법프로그램 등 위법행위 광고 금지, 비영리 게임 등급분류면제 등 그동안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러 내용을 아우르는 만큼 개정 내용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현행 제7장 제48조에서 제8장 제92조로 내용이 세밀해지면서 추가된 조항에서 논란이 제기된다.

가장 큰 쟁점은 확률형 아이템이다. 개정안은 효과와 성능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확률형 아이템 획득 확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영업정지, 등록취소, 폐쇄 조치 등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확률형 아이템이 과소비를 유발하고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확률형 아이템은 한국게임산업협회 주도로 업계가 자율규제하는 방식이다. 랜덤박스에서 뽑는 아이템의 획득 확률 정보가 공개되지만 낮은 확률, 공표 확률 진실성 등 문제를 야기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의 핵심 비즈니스모델이다. 그만큼 의견 차이가 크다. 게임산업협회는 “고사양 아이템을 일정 비율 미만으로 제한하는 등 밸런스는 게임 재미를 위한 가장 본질적 부분 중 하나”라며 “상당한 비용을 투자해 연구하고 비밀로 관리하는 영업 비밀”이라며 공개에 반대한다.

반면 정부와 국회는 이용자 보호를 위해 사행성을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맞선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용자와 제작사의 정보비대칭 현상을 해소함으로써 과소비를 방지하고 이용자 피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부처 간 이견이 발생하는 내용도 있다. 개정안은 '게임중독' 표현을 '게임과몰입'으로 바꾼다. 중독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또 셧다운제 대상 게임 범위 평가 시 불합리함을 개선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현재는 '협의'다.

여성가족부는 각각 “게임과몰입을 넘어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겪는 병리적 단계로 '게임 중독'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 “현행 청소년 보호법에 협의를 거치도록 명시돼 있으니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외 게임사 갑질을 막고자 도입한 국내 대리인지정 의무화도 쟁점사항이다. 실효성과 역차별 문제 때문이다. 국내 대리인지정 의무화는 국내에 주소 또는 사업장이 없는 해외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국 내 대리인을 지정하게 하는 법이다. 국내 이용자 권익 침해를 방지할 수 있으나 역외 사업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나온다. 결국 국내 게임사에게만 또 하나의 규제가 추가된다는 점을 들어 업계가 반대하고 있다.

실태조사와 관련해서도 이해관계가 부딪힌다. 현행 게임법은 단순히 '정부가 게임산업 관련 정책을 수립, 시행하기 위해 실태조사 해야 한다'고 돼있다. 개정안은 실태조사를 할 때 필요시 게임사업자에게 자료 제출이나 의견 진술을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업계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제외 조항 등이 없어 행정편의주의적인 규제라고 반발했다.

같은 내용을 둘러싸고 여러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다행히 논의 시간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게임법 전부 개정안은 당초 이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1소위에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번 소위에서는 다뤄지지 않는다. 논의하고 협의할 시간이 그만큼 늘어났다.

그동안 게임법이 수차례 개정되는 동안 이용자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법과 제도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전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상헌 의원실은 공청회는 물론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게임업계 종사자와 이용자 의견을 여러 차례 수렴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법안 심사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 이용자, 업계, 학계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간극을 좁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