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테크, 내달 오덕근 신임 대표 선임…러시아 로사톰에 인수 후 조직 정비

에너테크, 내달 오덕근 신임 대표 선임…러시아 로사톰에 인수 후 조직 정비
오덕근 에너테크인터내셔널 대표.
오덕근 에너테크인터내셔널 대표.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에 인수된 에너테크인터내셔널이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6년여 외국인 대표 체제를 끝내고 한국인 수장을 맞이한 에너테크가 하이니켈 배터리 상용화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테크인터내셔널(이하 에너테크)은 내달 1일 오덕근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에너테크는 러시아 국영 기업 로사톰으로 인수되면서 경영진을 비롯해 조직 재정비가 필요했다.

이번 대표 교체는 로사톰으로 대주주가 바뀌면서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고, 배터리 사업 전략도 구체화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로사톰은 에너테크 인수를 통해 전통 원전기업에서 나아가 국가 차원의 첨단 전기차 배터리 제조 회사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

에너테크로서도 한국인 대표 교체는 6년여 만이다. 2015년 2월 윤태희 회장은 고령의 나이로 에너테크 마지막 한국인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줄곧 외국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왔다.

에너테크는 삼성 일가 새한그룹 계열의 새한미디어가 전신이다. 지난 2010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미국 에너지 업체 에너원으로 인수됐다. 그러다 로사톰이 최근 에너원의 투자 관계사 TVG로부터 보유 지분 50%를 인수하고 오 대표를 새로운 수장 자리에 앉혔다. 국내 사업뿐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배터리 사업을 잘 아는 인물이 필요했다는 것이 업계 해석이다.

오 대표는 LG전자와 SK이노베이션, 독일 헨켈을 거쳐 지난 1월 에너테크의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본부에서 사업 개발을 담당하다가 2013년에는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 컨티넨탈 AG와 세운 배터리 합작사 SK컨티넨탈 이모션의 북미 마케팅 실장을 담당하기도 했다. 에너테크 영입 전에는 독일 자동차 부품사업부 아시아 사업개발 담당 상무를 역임했다.

에너테크는 신임 대표 체제 하에서 배터리 사업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테크는 충북 충주에 전기차 배터리 제조 공장을 기반으로 러시아 전기차와 전기버스에 파우치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내년 러시아 자동차 업체 아우르스에 NCM811(니켈 80%·코발트 10%·망간 10%)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전용 관용차에 해당 배터리 탑재로 에너테크는 NCM811 배터리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로사톰은 러시아에 2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장도 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도 공략한다.

에너테크 관계자는 “한국인 대표이자 배터리 사업을 오랫동안 담당해온 만큼 배터리 사업 강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