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의 '기세'를 고사성어로 표현한다면 아마 '승풍파랑(乘風破浪∙거센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나간다는 의미)'이 적절하지 않을까. 가트너도 올해 전 세계 RPA 소프트웨어 수익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기업의 90%가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프로세스를 도입할 것이고, 이는 RPA 시장의 확산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RPA 글로벌 시장은 크게 블루프리즘, 유아이패스 그리고 오토메이션 애니웨어 3개 사가 최상위권을 두고 다투고 있는 형국이다. 이 3개사 중에 유아이패스, 오토메이션 애니웨어는 이미 국내 시장에 진출했으나, 블루프리즘은 국내 지사 설립을 미뤄왔다. 그런데 블루프리즘이 어떤 회사인가? 세계 최초로 RPA라는 단어를 시장에 처음 선보인 이른바 업계의 '원조'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RPA 전문 기업 중 유일한 상장 기업이며, 전 세계 170여개국에 2,000여개 이상의 고객사를 두고 있는 빅테크이다.
이러한 RPA의 '원조' 블루프리즘이 드디어 올해 초 국내 지사를 설립했다. 향후 국내 RPA 시장에서의 글로벌 빅3 경쟁이 본격화되리라는 전망은 당연지사. 따라서 블루프리즘이 닻을 올린 블루프리즘코리아호의 선장이라는 중책을 누구에게 맡길까가 업계의 관심사였다. 이준원 블루프리즘코리아 초대 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 지사장은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 석사, 그리고 박사 출신으로,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를 창업하고 코스닥에 상장시킨 주역이다. 25년 이상을 ICT업계에서 구력을 쌓아온 베테랑이다. 이 지사장은 선비같은 첫 인상을 주었지만, 대화가 진행될수록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초대 지사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 그리고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 블루프리즘 한국 시장 본격 진출과 블루프리즘코리아 지사장 취임을 축하한다. 국내 진출 배경과 소회를 말해달라.
"감사하다. 블루프리즘은 약 4년전부터 글로벌 컨설팅업체를 통해 국내 금융 및 제조 업계에 들어와 있었다. 이들 기존 고객들에 대한 지원 강화에 대한 필요성과, 고조되는 국내 디지털전환 및 자동화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약 1년 반의 준비 끝에 올 1월에 지사를 설립했다. 한국 시장에는 다소 늦게 진출하였지만, 가장 먼저 자동화 시장을 개척하고 발전시키면서 축적된 본사의 글로벌 경험을 국내 시장에 소개하고, 국내 기업이 시행착오없이 성공적인 자동화를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 이 지사장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블루프리즘은 개인보다 기업 및 조직 즉 전사적 관점에서 자동화를 바라보는 것이 타사와의 차이점이다”라고 말했다. 경쟁사 대비 블루프리즘의 다른 점과 강점은?
"자동화를 계획하고 적용하는 주체에 따라, 개인이 통제하는 데스크탑 자동화와 기업 차원에서 통제하는 엔터프라이즈 자동화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데스크탑 자동화 기술을 개인의 업무에 적용하면, 개인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적용한 데스크탑을 한곳에 모아두고 전사 차원 DT에 적용하려 한다면 분명한 한계를 가질 것이다.
엔터프라이즈 등급의 자동화 솔루션이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특징은 중앙에서 디지털워커를 풀(pool) 형태로 관리하고, 각 디지털워커의 역할, 인증키와 필요한 업무프로세스 큐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하며, 업무 수행 결과를 저장하는 감사 로그(audit log)가 중앙에 저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전사 관점에서 자동화를 설계하고 업무 부하가 늘어나는 특정 업무에 집중적으로 디지털워커를 투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여기서 특정 업무에 다수의 디지털워커를 유연하게 투입하고 회수할 수 있는 확장성이 매우 중요한데, 확장성을 가진 자동화 플랫폼만이 업무 변동이 큰 경우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블루프리즘의 AI 기반 업무 조율 기능을 적용하면 다수의 디지털워커가 최적의 업무에 할당되게 하여 업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감사 로그가 중앙에 암호화되어 저장된다는 점도 아주 중요하다. 같은 응용프로그램을 사람이나 여러 디지털워커가 로그인해서 민감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으므로, 정확하고 변조 불가능한 로그가 책임소재와 규정준수 여부를 명확히 확인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전 세계 주요 금융사를 포함한 규제에 민감한 기업들이 블루프리즘을 선택했다.
또 블루프리즘의 업무 프로세스 설계 방식은 객체지향 방식이라는 점이 차별화된 특징이다. 주요한 응용프로그램과의 연동, 특정 업무 등을 객체로 설계한 후에 이들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설계하므로, 향후 프로세스의 디버깅과 변경이 쉽고, 유사한 프로세스가 필요할 때, 객체를 재사용하여 빠르고 안전하게 구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블루프리즘의 쉽고 명확한 가격정책이 중요한 차별점이 된다. 블루프리즘은 디지털워커의 수를 기준으로 가격을 정하고, 개발 도구, 개발용/테스트용 라이선스, 서버 이중화 등 비용을 별도로 청구하지 않아 숨어 있는 비용이 거의 없다. 또한 데스크탑에 미리 설치한 디지털워커의 수와 무관하게 동시에 구동되는 디지털워커 수만 가격에 고려하는 동시(concurrent) 라이선스 정책을 가지고 있다."
- 블루프리즘은 단순한 자동화가 아닌 현재의 업무 방식을 미래의 운영 방식으로 바꾸자고 제안한다. 미래의 운영 방식이란 무엇인가?
"현재 조직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IT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이를 사람이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한다. 문제는 상황에 따라 업무 프로세스가 변하거나 특정 업무 부하가 크게 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종 금융사기가 발생하면 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와 이를 반영하기 위한 업무프로세스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다. 또 통신사업자가 5G 망을 빠르게 구축하려면 안테나 설치업체와 계약, 검수, 대금 지급 등의 업무가 일시적으로 폭증한다. 이 같은 업무의 변화와 변동을 IT 시스템이 수용하는 것은 개발기간, 비용에 비추어 볼 때 맞지 않다. 그렇다고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적시에 인력 채용이 쉽지 않고, 새로운 직무 교육을 위한 시간과 비용도 엄청나다. 만일 이런 변동성을 디지털워커가 즉시 해결할 수 있는 조직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조직에 비해 경쟁력에 큰 차이가 날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코로나 같은 변수가 더해지면서 그 변화와 변동의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을 학습했고, 따라서 경쟁력의 차이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변화와 예기치 못한 변수에도 유연하게 대응하며, 인간과 시스템, 그리고 디지털워커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일하는 조직이 바로 블루프리즘이 생각하는 미래 조직 구성 및 운영에 대한 비전이다."
- 블루프리즘 제이슨 킹던 회장은 “우리는 지난 몇 년 간 자동화 기술의 가능성에 대해 깊이 논의해왔다. 우리는 이 기술을 활용해 사람에 가까운 '디지털 워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어느 정도 목표치에 근접했다고 보는가?
"블루프리즘의 디지털워커는 엑셀, SAP 등 응용프로그램 실행, 타이핑, 문서 분석, 음성 인식 및 문맥 이해, 데이터베이스 조회/입력, 판단, 추론 등 사람이 수행할 수 있는 대부분의 업무를 사람과 동일한 방식으로 거의 유사하게 혹은 뛰어나게 수행할 수 있다. 블루프리즘은 AI, 문서 분석 등 자체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지만, 업계 최고의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개방성을 가지고 있어서 디지털워커의 능력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판단의 일관성, 지치지 않으며, 절대 실수하지 않는 특성은 사람보다 디지털워커가 뛰어난 부분이다. 하지만 창의적 연구, 돌발 상황에 대한 임기응변 등이 필요한 영역은 현재 기술로 절대로 사람을 따라 갈 수 없다. 그래서 경쟁력을 갖춘 미래 조직은 업무를 특성에 맞게 구분할 줄 알고, 사람과 디지털워커가 각각 딱 맞는 업무를 적절히 나누어 조화롭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이다. "
- 올해 블루프리즘코리아의 주요 목표는?
"올해는 엔터프라이즈 등급 자동화의 중요성을 한국 시장에 알리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 자동화시장의 대부분은 데스크탑 자동화에 머물러 있으며, 이는 물론 개인 생산성 향상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중앙 집중 관리, 확장성, 재사용성, 신뢰성 등을 고려한 엔터프라이즈 등급 자동화를 고려하지 않으면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에 한계가 있으며, 경쟁력 있는 미래 기업으로 발전하는 과정에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한국 지사 설립 이전부터 블루프리즘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을 중심으로, 블루프리즘 20년노하우가 녹아 있는 ROM(robotic operating model)을 적용하고 고객성공팀을 투입하는 등, 기존 고객 성공 사례를 강화하는 것도 향후 성장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블루프리즘은 SaaS 형태의 자동화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해서 가장 완벽하게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다. 현재 대부분 금융권 고객은 보안상 고객사이트 구축형태로 제공되고 있지만, 차츰 자동화 서비스를 클라우드 SaaS 형태로 구현해 나가는 선도적인 역할을 통해서 새로운 시장을 열어 가고자 한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보안을 염려하여 이메일 서버를 직접 운용했으나, 최근에는 거의 모든 회사가 지메일, 아웃록 등 SaaS 형태의 이메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자동화도 일부 금융회사를 제외하곤 SaaS 형태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준원 지사장은?]
이준원 지사장은 1월 27일 국내 진출을 공식 발표한 블루프리즘의 한국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 이 지사장은 KT, 새롬기술 등을 거쳐 2003년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를 공동 창업했으며, 2012년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를 코스닥에 상장시킨 주인공이다. 이 지사장은 25년 이상 ICT업계에 종사하면서 풍부한 기술적 지식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 고객들과 높은 신뢰와 깊은 유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지사장은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의 대표이사 겸 CTO를 역임하며 조직의 매출 성장을 주도했다. 이준원 지사장은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에서 학사, 석사, 그리고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류지영 전자신문인터넷 기자 (thank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