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포트]TV 밖으로 진출하는 TV홈쇼핑

2023년 8조원 시장 '라이브커머스'로 확장
탄탄한 방송 인프라 기반 콘텐츠 차별화
쇼호스트가 정확하고 과장 없는 상품 설명
고객과 소통 늘리고 쇼핑 즐거움 충족

현대홈쇼핑 라이브커머스 방송
현대홈쇼핑 라이브커머스 방송
NS홈쇼핑 최고의 맛남 파일럿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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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리포트]TV 밖으로 진출하는 TV홈쇼핑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규모주요 TV홈쇼핑 취급고 및 매출 규모

TV홈쇼핑 업체들이 TV 밖으로 진출하고 있다. 고객층 다양화를 위해 모바일과 라이브커머스로 외연을 확장한다.

비대면 소비가 급증하며 가장 많이 언급되고 주목받는 업종은 라이브커머스다.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포털까지 가세하며 차별화 상품, 이색 콘텐츠로 고객을 사로잡으려는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규모가 올해 3조원에서 2021년 4조원, 2022년 6조원, 2023년 10조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TV홈쇼핑 업체들은 방송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른 유통업체와 차별화되는 라이브커머스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전담 부문을 신설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체 보유한 방송 제작 인프라, TV홈쇼핑 생방송 진행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 타깃 큐레이션, 스포츠·문화 콘텐츠, 현장 생중계 등 단순 상품 판매에서 벗어나 쇼핑 즐거움까지 충족 시키는 채널로 변신 중이다.

특히 모바일에 익숙한 2030세대를 타깃으로 먹방·언박싱 등을 쇼호스트가 실시간 채팅으로 소통하며 인플루언서가 진행하는 것보다 선호도가 높다는 평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과장광고나 선정적 표현 등에서도 홈쇼핑업체들은 사전 교육을 통해 절제된 표현과 정확한 상품 설명 등을 라이브커머스에서 선보이며 신뢰감을 쌓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고객과 소통하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는 쇼핑의 최종 진화형이라고 불린다. 2030년까지 30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을 놓고 TV홈쇼핑 업체들의 변신도 현재진행형이다.

◇GS홈쇼핑

GS홈쇼핑은 GS샵을 통해 라이브커머스를 개편하고 단독 매장을 연다.

GS샵은 그동안 초대 라이브, 모바일 라이브 등 다양한 이름으로 방송하던 라이브커머스를 지난 2월 'GS쇼핑라이브'로 이름을 바꾸고 애플리케이션(앱) 내에 단독 매장을 신설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모바일 고객을 위해 매일 2회 이상 고정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GS쇼핑라이브'는 평일 오전 10시와 저녁 8시, 두 차례 정규 편성한다. GS샵 모바일앱 상단에 고정 탭을 추가해 고객들이 언제든지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접근성을 확대했다. 특히 'GS쇼핑라이브' 탭에는 기존 방송 영상과 함께 방송 예고, 라이브커머스 편성표, 방송알림 기능 등이 담겨 있다. 일방적 설명이 아닌 고객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인터랙션 툴도 개발하고 있다. 홈쇼핑을 단순히 모바일로 옮겨오는 방송이 아니라 퀴즈쇼와 선착순 이벤트 등 고객이 실시간으로 참여할 수 있는 특화된 방송 포맷을 확대 편성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라이브 내 특화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키즈상품에 특화된 '하이!키즈존'이나 명품 특화 프로그램인 '펜트하우스' 등을 통해 다양한 고객층과 소통하고 있다. GS샵은 오전과 오후 고정 편성된 'GS쇼핑라이브' 외에도 고객 패턴에 맞춘 비정기 방송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네이버, 11번가 등 다양한 플랫폼과 협업을 통해, GS샵 앱뿐만 아니라 많은 접점에서 'GS쇼핑라이브'를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커머스 취급액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5년 전체의 약 30%에서 지난해는 전체 취급액의 56.3%로 절반을 넘어섰다.

◇현대홈쇼핑

현대홈쇼핑은 지난 2018년 11월 현대H몰 모바일앱 내에 '쇼(Show)핑라이브' 코너를 론칭하며 라이브 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라이브커머스 사업 매출은 2019년(50억원)과 비교해 5배 이상 성장한 28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누적 시청자 수도 2500만명에 달했다.

현대홈쇼핑 측은 라이브커머스 사업 호조에 대해 △TV홈쇼핑의 전문성을 접목한 운영 방식 △라이브 커머스 전문 쇼호스트 양성 △선제적인 방송 확대가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우선, 전문적인 TV홈쇼핑 운영 방식을 라이브커머스 방송에 접목한 전략이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특히 '우아쇼' '스타쇼' '초밀착뷰티쇼' 등 일반 TV홈쇼핑과 같은 고정 프로그램을 쇼핑라이브에 선보이는가 하면, 카드 할인 등 방송 중 혜택을 강화한 게 기존 TV홈쇼핑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또 업계에서 유일하게 라이브커머스 전문 쇼호스트(쇼라맨, 쇼라걸)를 운영하며 2030세대 젊은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해부터 라이브커머스 방송 횟수와 방송 시간대도 대폭 늘렸다. 2019년 매주 12회 진행하던 방송을 지난해 주 26회로 늘렸다. 방송 시간대도 기존 퇴근 시간(오후 6시~9시)대에만 운영하던 것을, 오전 시간(오전 10시~오후 1시)대로 확대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라이브커머스 사업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올 상반기 중 라이브커머스 운영 인력을 10여명 추가하고 전문 쇼호스트도 두 배가량 늘릴 예정이다. 쇼핑라이브 방송 횟수 또한 주 50회 이상으로 늘리는 한편, 고정 프로그램도 현재 7개에서 15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120억원을 투자한 뷰티MCN '디퍼런트밀리언즈'와 협업을 통한 미디어 콘텐츠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현대홈쇼핑은 이를 통해 올해 라이브커머스 사업 매출 규모를 1000억원대로 키운다는 목표다.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자체 보유한 방송 제작 인프라, TV홈쇼핑 생방송 진행 경험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며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시작한 롯데홈쇼핑 모바일TV는 론칭 2년 만에 누적 방문자 수 35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유명 크리에이터, 계열사 협업 등을 비롯해 최신 유행 상품, 시즌을 고려한 업계 최초 원데이 특집 방송, 이원 생중계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모바일 생방송이 재미와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양방향 쇼핑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2021년에도 차별화 콘텐츠 기획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 생방송 전문 PD, 상품기획자(MD)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콘텐츠부문을 신설하고, 부문 내에서 모바일 라이브 콘텐츠와 서비스 전략을 전담하는 TF도 신설했다. 라이브커머스 주 이용자인 MZ세대를 겨냥한 참신하고 이색적인 콘텐츠는 물론, TV홈쇼핑 주요 고객인 40~60대에 특화된 콘텐츠도 선보이며 급속하게 성장하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건강식품과 뷰티가 결합된 H&B 테마 프로그램을 올해 신설하고, X세대·Z세대 등 특정 타깃을 겨냥한 큐레이션 콘텐츠, 계열사와 연계한 이색 상품과 서비스도 선보인다. 이에 지난달에는 롯데홈쇼핑 쇼호스트 20여명,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소셜 미디어 계정과 연계해 1인 공구(공동구매) 특가마켓을 진행하는 인플루언서 커머스 '셀럽 라운지'를 론칭하기도 했다. 또한 스튜디오를 벗어난 현장방송 등으로 고객에게 보다 더 생생함을 전달하는 고객 맞춤형 뉴포맷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선보여 나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포털 사이트 라이브TV 등 다양한 플랫폼 제휴를 통해 외부 유입 채널을 확대하고, SNS 연동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CJ오쇼핑

CJ오쇼핑이 200억원을 들여 차세대 영업시스템을 구축하고 100명 규모 IT인력 채용에 나서는 등 모바일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시장 변화에 맞춘 디지털 전환(DT)을 통해 기존 TV홈쇼핑 중심의 사업 구조를 모바일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이다.

CJ오쇼핑은 올해 초부터 약 200억원을 들여 마이크로 서비스 아키텍처(MSA) 방식을 도입한 영업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MSA는 각 영역을 세분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방식이다. 이미 아마존 등 글로벌 유통기업에서는 상용화된 서비스로, 홈쇼핑 업계 도입은 CJ오쇼핑이 최초다.

모바일 역량 강화를 위한 스타트업 투자도 확대한다. 신성장 동력 모색을 위해 내·외부 구분 없이 모바일 역량 강화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자원을 조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펼친다. 3554 여성 고객이 선호하는 패션·뷰티·리빙·유아동·건기식 등 5대 카테고리와 MZ세대 e커머스 플랫폼, 데이터 분석 등 당사 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되는 스타트업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 밴처캐피털 및 CVC를 통한 간접투자는 물론, 사업 시너지가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투자나 인수합병(M&A)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CJ오쇼핑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모바일 자체브랜드(PB) 사업도 전방위로 확대한다. 취향 맞춤형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모바일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아트웍스코리아, 다다엠앤씨 등 별도 판매채널을 갖춘 자회사들도 고객 분석과 상품 소싱 역량을 기반으로 PB 역량을 강화하며 모바일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TV에서 모바일로 PB 사업의 시야를 돌린 건 지난 1월부터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모바일 채널에서 브랜드 기반을 마련한 뒤, TV홈쇼핑이나 오픈마켓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모바일 PB의 올해 1분기 취급고는 작년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연간 취급고 목표도 전년 대비 2.5배로 잡고 있다.

◇NS홈쇼핑

NS홈쇼핑은 2019년 4월 시작한 라이브커머스 '띵라이브'를 이달부터 'N라방'으로 새롭게 개편했다.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MZ세대를 잡기 위해서다.

'N라방'은 NS홈쇼핑 앱과 카카오TV,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통해 시청할 수 있어, 모바일 영상 시청에 익숙한 MZ세대의 접근성을 높였다.

또 기존의 상품소개와 판매가 중심인 TV홈쇼핑과 달리 띵라이브는 자유분방한 예능 스타일의 방송 진행으로 재미, 경험, 참여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취향을 겨냥한 차별화된 연출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월간 30~40회 방송을 진행할 만큼 방송횟수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N라방'은 신뢰 기반인 식품을 중심으로 콘텐츠와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1월 론칭한 식품 특화 프로그램인 '최고의 맛남-요리만랩(Lab)'은 본격 고객 참여형 쿡방으로 기존 NS홈쇼핑 고객은 물론, 젊은 연령층의 참여를 높이고 있다.

NS홈쇼핑은 중장기적으로 라이브커머스 솔루션을 2021년 2분기 내 도입해 방송 진행자들이 집에서, 매장에서, 생산 수확현장이나 제조원 공장에서 현장감 넘치는 방송을 구현하고, 누구나 손쉽게 1인 미디어 커머스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제작환경을 구축해 모바일시대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NS홈쇼핑은 지난 2월 NS몰의 모바일앱을 3.0으로 개선했다. 사용자 환경(UI)과 사용자 경험(UX) 개선을 통해 고객 쇼핑 편의성을 높였다.

NS몰은 식품에 대한 강점을 살려 '프리미엄 제철식품관'과 골라담기 기능 기반에 기반한 '합포장 배송관' 등 통합 식품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NS몰에서 운영하는 이벤트 상품인 '해피딜'을 라이브쇼핑과 접목해 재미와 정보 전달성을 높인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서비스 면에서도 적립금 실시간 자동 적립 시스템을 통해 적립금 행사에 대한 고객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부상하는 라이브커머스 스타트업

라이브커머스는 유통 대기업들뿐만 아니라 스타트업계에서도 유행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고객들을 사로잡으면서 시장에서 종횡무진 한다.

대표주자는 그립이다. 그립은 누구나 쉽게 사고팔수 있는, 전 국민의 1인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지향한다. 서비스 출시 8개월여만에 사용자가 1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거래액은 243억원, 다운로드 수 170만, 판매자는 1만2000여명에 달한다. 라이브로 교감하는 인터랙티브함과 TV 보듯 재미있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펀 요소, 실시간 방송을 보면서 즉시 구매가 가능하고 상품이 좋으면 즉시 '좋아요'를 눌러서 표현할 수도 있다. 가입 승인 후 즉석에서 개인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라이브 커머스 방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튜디오도 필요 없고 장비와 인력도 불필요하며, 장소도 자유롭다.

보고플레이는 트래픽 확보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URL 링크만으로도 라이브 방송을 볼 수 있다. 카카오톡·네이버·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어떤 채널에서도 PC와 스마트폰으로 시청할 수 있다. 업계 최초의 풀HD(1080p) 고화질로 끊김 없이 생생한 영상을 구현한다.

아트리즈는 1인 크리에이터 수익화를 돕는 생태계 조성 플랫폼 비전으로, 피키캐스트를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으로 재구성했다. 피키 라이브는 크리에이터가 선별한 브랜드와 자세한 상품 설명, 정보를 받아들이는 고객 간 소통이 중심이 되는 등 라이브만의 특징을 살린 콘텐츠 기획 및 플랫폼으로 단순 특가 경쟁을 탈피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