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디지털뉴딜이 정보화 운동처럼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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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포럼]디지털뉴딜이 정보화 운동처럼 성공하려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7월 14일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약 160조원을 투입해 19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했다. 그 가운데 디지털 뉴딜에는 현 정권 임기인 2022년까지 총 23조4000억원(국비 18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디지털 뉴딜이란 온라인 소비, 원격근무 등 비대면화로 D(Data), N(Network), A(AI)와 같은 '디지털 역량'이 국가 경쟁력 핵심 요소로 부각하면서 우리나라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전 산업 분야에 융합·확산해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국가 디지털 대전환 프로젝트다.

'톰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본명 새뮤얼 랭혼 클레먼스)이 1890년대 미국 남북전쟁 이후 시대상을 그리면서 '경제사회 구조를 바꿔 새판을 짜야 한다'는 의미로 사용한 '뉴딜'(New Deal)이란 단어는 1929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공황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슬로건으로 사용됐고, 이후 '개혁' '변화'의 상징적 용어가 됐다.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정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고 대표적인 것이 후버댐 사업으로, 네바다주와 애리조나주 경계에 있는 콜로라도강을 막아 대형 댐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2만1000명의 실업자들이 모여 1931년부터 6년 동안 공사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포장할 수 있는 양인 660만톤의 콘크리트와 2만톤의 철근이 사용되고 96명의 희생을 치르고서야 높이 221m, 길이 411m의 아치형 후버댐이 완공됐다. 댐에 가둔 물은 식수·발전·공업용수로 사용함으로써 라스베이거스 등 수많은 남서부 도시 탄생의 배경이 됐다.

디지털 뉴딜에서도 가장 많은 일자리가 필요한 분야가 데이터댐 구축 사업이다. 데이터댐 구축 과정에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에 특정된 정보를 직접 입력하는 라벨링, 가공된 데이터의 품질 검수 이 두 가지가 대표 업무다. 비교적 단순 업무이다 보니 '21세기형 인형 눈알 붙이기'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업무 특성상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어서 현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서만 38만9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고 한다.

이미 2019년까지 구축·개방된 AI 학습용 데이터는 21종4650만건이었지만 디지털 뉴딜을 발표한 지난해에만 총 6449억원을 투입해 3246종의 데이터를 축적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총 2925억원을 투입하는 가운데 170종의 데이터를 공모하고 있다.

'빅데이터 석학'으로 꼽히는 토머스 대븐포트 미국 뱁슨대학 석좌교수가 “한국은 전 국민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하이퍼디지털 경제'다. 매일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생산되고 있는데 이런 환경 자체가 큰 기회”라고 칭찬했듯이 한국판 디지털 뉴딜에서 이와 유사한 데이터 활용을 위해 데이터댐 구축을 위한 일자리 창출이 매우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후버댐 완공 후 기여한 사회 경제적 효과처럼 댐 건설에 참여한 고용과 댐에서 제공되는 데이터 낙수효과로 인해 과거 6·25 한국전쟁의 참상을 딛고 경제부흥을 이루는데 기여한 새마을운동과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아래의 고통을 극복하고 ICT 강국으로 우뚝 서게 한 정보화 운동처럼 성공하기를 소망해 본다. 데이터댐에 모여진 다양한 대량의 데이터가 산·학·연에 잘 공급되도록 전 국민 대상 홍보와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다양한 AI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이 촉진되도록 정책 지원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제도 혁신 관점에서 “모두 하지 말라” 하고, 이 가운데 일부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정책을 꼭 규제해야만 하는 사안에 대해서 “이것만은 하지 말라”고 함으로써 더 자유롭고 자율적이면서 생산적인 네거티브 정책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2025년까지 추진되는 계획이어서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진행될 것인지 우려되기도 하지만 특히 한국판 뉴딜사업에 투입될 160조원 가운데 약 절반인 75조원 규모가 지역 연관 사업인 가운데 정치적 선심 정책의 부산물이 아닌 산업 전반에 걸친 효과를 보면서 시행돼야 하고, 필요하다면 재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상권 한국정보처리학회 부회장 skchun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