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경제사회가 메타버스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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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크립토키티 홈페이지
<이미지=크립토키티 홈페이지>
[이슈분석]경제사회가 메타버스 안으로

메타버스에 경제체제를 구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없는 메타버스의 경제는 결국 누군가의 통제를 받는다. 블록체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메타버스 세계 내에서 통용되는 자원이나 재화가 가치를 인정받거나, 현실경제에 준하는 경제적 상호작용이 일어나기 어렵다. 이용자로 하여금 세계관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한다.

영화 '매트릭스' 속 세계관을 예로 들 수 있다. 기계가 인간을 배양하기 위해 구현한 가상현실 매트릭스에서 세계 창조자 '아키텍트'는 가상세계 디버깅을 위해 세계를 6번이나 리셋한다. 어떤 가상세계든 피땀 흘려 마련한 재산이 내 의도와 상관없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리니지' 등 온라인 게임 내 경제체제 역시 마찬가지다. 운영사 의도에 따라 재화와 아이템이 분배된다. 희소성 때문에 수억원 가치에 달한다는 아이템 '진명황의 집행검'도 제작사가 원하거나 해킹 등으로 무한대로 복제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개념이 대체불가토큰(NFT)이다. NFT는 메타버스 내 다양한 사용자 제작 콘텐츠 등에 희소성·소유권을 부여한다. NFT로 제작된 디지털 창작물은 복제되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NFT 적용 사례로 가장 유명한 것은 가상의 고양이를 육성하는 '크립토키티' 게임이다. 이 세계관 내에서 이용자는 고양이 캐릭터를 수집하고 교배할 수 있다. 모든 크립토키티는 블록체인에 기반해 고유한 특성한 정체성을 지녔다.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매력도가 높은 크립토키티는 1억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3차원(3D) 가상현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는 메타버스에 부동산 NFT 개념을 구현한 프로젝트다. VR디바이스를 착용하거나 모니터 화면을 통해 3D로 구현된 가상세계 디센트럴랜드에 접근할 수 있다. 이용자는 자신의 소유지에 3D 콘텐츠나 게임과 같은 상호작용 시스템을 제작해 구현할 수 있다.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더욱 정교하게 구현한 세계인 셈이다.

디센트럴랜드에서는 ERC-20 계열 토큰인 '마나(MANA)'를 지불해 가상 세계 내 토지에 해당하는 '랜드'를 구입할 수 있다. 토지 거래는 이더리움 스마트 콘트랙트를 통해 이뤄지며 소유자는 블록체인 장부 상에서 토지 소유권을 쉽게 입증할 수 있다.

1랜드는 30평 정도 크기다. 이용자는 본인이 구입한 랜드 위에 자유롭게 건축물을 올릴 수 있다. 건축물에 광고판을 달아 수입을 얻거나, 희귀한 디지털 콘텐츠를 모아 전시회를 열 수 있다. 유명 브랜드 중 일부는 디센트럴랜드 내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홍보관을 운영하기도 한다.


메타버스인 디센트럴랜드에서 현실과 유사한 부동산 개념이 성립할 수 있는 이유는 총 토지량의 공급 제한 덕분이다. 서비스 초기부터 랜드의 전체 합은 싱가포르 약 6개 정도 크기로 구현됐다. 1년에 조금씩만 총량이 증가한다. 만약 무한하게 토지가 공급된다면 대부분의 랜드는 이용자가 활용하지 않는 맹지 상태로 남게 될 것이다. 맹지 범람은 다른 이용자의 랜드를 탐험할 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디센트럴랜드의 독특한 점은 가상세계임에도 이용자가 '인접성'에 기반해서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세계에서 이용자는 현실 세계처럼 길을 통해서만 지점을 이동할 수 있다. 즉, 여러 길이 교차하는 교차로처럼 접근성이 좋은 도심지는 비싸고 외곽으로 갈수록 지대가 저렴해진다.

이와 같은 부동산 요소는 초기 진입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아예 구역 전체를 매입해 아케이드, 영화관, 학교 등 기획 도시를 건설하려는 '기획 부동산' 시도도 있다. 향후 이용자가 늘어나면 큰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특성 때문에 게임 아이템에도 NFT 개념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수년째 지속 중이다. 게임사가 부정확한 확률정보를 제공해 이용자를 기만할 수 있다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NFT 기반으로 게임 아이템을 만들면 제작 이력이 투명하게 남아 제작사와 이용자 간 신뢰가 높아진다. 이용자가 부여받은 고유 아이템을 NFT 마켓 등에 내다 파는 것도 가능해진다. 게임이 없어지더라도 아이템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NFT에 기반한 게임이 사행성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아이템 소유권이 게임사가 아닌 이용자에게 귀속될 경우 게임산업법 상 이를 '경품'으로 볼 여지가 있어서다. 게임법은 사행화를 우려해 게임 내에서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갖고 환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게임 제작사는 기존 게임 아이템도 외부 플랫폼 등을 통해 거래가 발생하는 만큼 NFT 기반 게임만 규제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최근 게임위로부터 NFT 개념을 적용한 게임 '파이브스타즈 포 클레이튼' 등급분류 거부를 받은 스카이피플은 게임위를 상대로 행정심판 등을 준비 중이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