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K-백신 개발 총력 지원…'비교임상' 도입한다

국내 바이오업체도 국산 백신 자체개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2월 경기 성남시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코로나19 비임상검체 백신 품질검사를 하고 있다. 판교(경기)=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국내 바이오업체도 국산 백신 자체개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2월 경기 성남시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코로나19 비임상검체 백신 품질검사를 하고 있다. 판교(경기)=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국산화를 앞당기기 위해 개발사의 하반기 3상 임상 진입을 목표로 지원한다. 3상 임상시험 단계를 간소화하기 위해 '비교 임상' 방식을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다음달 중 마련할 방침이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3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개최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 간담회에서 “식약처가 허가한 3개 백신 모두 해외 개발 백신으로, 국내 백신 개발은 민·관이 협력해 꼭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처장은 “비교임상방식 도입을 통한 제품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식약처는 관련 가이드라인을 6월까지 마련하고 면역대리지표 정립을 위한 국제협력, 국가지정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 제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백신 3상 임상시험은 위약과 시험약을 대규모 인원에 무작위로 투여한 뒤 바이러스에 노출해 두 집단의 질병 감염률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비교임상 방식은 이미 허가된 백신 대비 효과·안전성을 비교한다. 개발백신이 유사한 수준의 면역원성(항체가 등)을 갖는지를 보고 유효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기존 임상 방식 대비 참가자 모집이 수월하고 임상 비용과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이날 업계는 백신 허가와 기술지원을 하고 있는 식약처에 비교임상시 유효성 입증 지표, 피험자 수 등 세부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공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비교 임상시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지표로 면역대리지표(ICP) 확립을 논의하고 있다. ICP는 바이러스 감염률 외에 접종한 백신에 의한 예방효과 간 상관성을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중화항체가, 결합합체가, T세포 지표 등이 있다.

식약처는 ICP 신속 정립을 위해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ICP 정립시 국내 개발 백신에 활용 가능하도록 가이드라인을 6월 마련할 방침이다. 비교임상 등 3상 신속 설계를 위한 백신개발 가이드라인도 개정한다. 비교임상을 위해 승인된 글로벌 백신 물량 확보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심의 절차를 신속화하기 위해 다기관 임상 시 일괄 신속하게 통합 심의할 수 있도록 국가지정 중앙IRB 제도화도 추진한다.

현재는 다기관 임상시 각 개별 의료기관에서 IRB를 개최해야 하지만 국가지정 중앙IRB를 통해 신속하게 통합 심의가 가능해진다.

현재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중에서 임상시험을 승인 받은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 셀리드, 진원생명과학, 제넥신, 유바이오로직스 등 5개사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유바이오로직스는 합성항원 방식의 재조합 백신, 셀리드는 바이러스 전달체(벡터) 백신, 진원생명과학과 제넥신은 DNA 백신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업계는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을 위한 자금 지원과 정부 선구매를 요청했다. 질병청에는 임상시험 검체분석 표준물질, 표준시험법, BL3 시설 등 인프라 지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는 신·변종 감염병 대응 플랫폼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지원, 산업통상자원부에는 원자재 구매 지원을 각각 요청했다. 관계부처는 업계의 요청사항을 적극 검토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강립 처장은 “정부는 모든 가능한 행정력과 재원을 동원해 개발 환경에 소홀함이 없도록 지원할 것이니 업계도 최대한 모든 역량을 집중해서 백신 개발과 연구에 박차를 가해달라”고 당부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