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해양환경보호 관련 국제정책 제안 선도...과기한림원 작성 'IAP 성명서' 세계 공표

韓, 해양환경보호 관련 국제정책 제안 선도...과기한림원 작성 'IAP 성명서' 세계 공표

한국 해양과학 전문가가 작성한 정책권고안이 세계 한림원과 과학기술 관련 국제기구에 동시 공표됐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발의한 '해양환경보호 성명서'가 세계 최대 과학기술 민간부문 국제기구인 '국제한림원연합회(IAP) 성명서'로 공식 발표됐다.

IAP는 국제 현안에 대해 공공을 대변하고 과학적 견해를 제공하기 위해 1993년 설립됐다. 현재 세계 100여 개국 140여개 한림원과 과학기술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IAP 성명서는 과학과 정책의 협치가 필요한 중요 이슈에 대해 세계 한림원의 통합의견, 권고안 및 행동계획을 제시하는 문서로서 매년 1~2개의 주제를 채택해 공표한다.

해양환경보호 성명서는 한국이 제안하고 작성한 최초 성명서로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 중국, 일본 등 75개 해외한림원이 참여기관으로 서명했다. 해양보존 및 보호의 중요성을 세계에 일깨우는 역할을 한국이 주도함으로써 국제과학기술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성과를 얻었다.

성명서는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는 바다가 인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필수적 공간임을 강조하고 현재 심각하게 병들어가는 바다의 온전성을 되찾기 위한 다섯 가지 과제를 담고 있다.

'해양 건강성 악화'는 인류가 '해양교양'을 갖추고 해양자원의 이용과 관리가 지속가능하도록 하는 범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자는 게 골자다.

'서식지 파괴'는 생물다양성과 세대 연속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안서식지의 복원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환경오염물질'은 생물 성장과 생식에 지장을 주며 수산물에 축적돼 인체의 건강을 위협하는 중금속, 플라스틱 폐기물 등 해양 유입 유해물질을 감소하는 방안을 담았다.

'기후변화'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해양생태계의 순기능이 위축될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국제협력을 긴밀히 수행해고 특히 해초지, 대형 해조숲, 맹그로브숲을 보호하는 것이 지구온난화를 완화시키는 우선순위 조치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남획'은 양식어업의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고민과 실천적 개선 의지를 강화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IAP는 성명서를 통해 각국 정부, 시민단체, 회원국 한림원에 해양환경보호를 위한 적극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생물다양성협약(CBD)',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등 해양환경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국제기구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와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성명서 관련 내용을 폭넓게 알리기 위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4일 'IAP 해양환경보호 성명서 공표 심포지엄'을 온라인 개최한다.

김수암 부경대 교수를 비롯해 성명서 작성에 참여한 집필자와 관련 주제 전문가가 연사 및 토론자로 참석한다. 해양환경보호의 주요 주제에 대한 국내외 현황과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관련 국가 정책 수립에 필요한 방안을 토론한다.

한민구 과기한림원 원장은 “성명서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는 바다와 인류에 대한 주위를 환기하고 세계에 변화를 촉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한림원은 성명서 발의자로서 심포지엄 개최를 비롯 여러 활동을 통해 해양환경보호와 해양생태계보전의 시급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문 성명서에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인천항만공사, 서울대, 시민환경연구소 등 국내 산·학·연 및 시민단체 46개 기관이 지지를 표명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