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I-고려대, 중이온가속기 이온빔 인출 성공...'국내 최대'

14㎓ 중이온가속기 이온원 시스템
14㎓ 중이온가속기 이온원 시스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원장 신형식)과 고려대(총장 정진택)는 공동연구를 수행, 중이온가속기 이온원에서 대전류 이온빔 인출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고려대 세종캠퍼스 가속기연구센터에 설치된 중이온가속기 이온빔 활용이 시작되게 된다. 이는 반도체 및 배터리 소재 개발 등 다양한 연구에 활용될 전망이다.

공동연구팀은 중이온가속기의 이온원인 14㎓ 전자사이클로트론공명(ECR)에 고주파, 냉각, 진공, 빔 진단 및 제어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고 빔 성능 향상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국내에서 가장 높은 중이온 빔 전류를 인출하는 14㎓ ECR 이온원을 확보했다.

자기장 내 전자가 수직 방향으로 원운동하는 것을 '사이클로트론' 운동이라 한다. 운동 중인 전자 회전 주파수와 같은 전자기파를 조사하면 공명을 일으켜 에너지를 흡수한다. 이런 원리로 다양한 산화상태 이온빔을 발생시킨다.

14㎓ ECR 이온원으로 생성된 이온빔은 가속돼 높은 에너지를 갖게 된다. 이는 방사성 동위원소 질량 분석을 미세한 수준에서 가능하게 한다. 물성연구, 반도체, 태양전지 등 다양한 연구에 활용된다.

이병섭 KBSI 연구장비개발부 선임연구원은 이온빔 장치 설치 및 빔 인출을 주도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가속기과학과 이온빔 장치는 일본 도쿄공업대로부터 기증된 것인데, 이를 역설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기장을 증강하고, RF 주입 방법 및 고전압 플랫폼을 개선했다. 일본에서의 빔 운전보다 3배 이상 높고 안정적인 빔을 인출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가속기연구센터(센터장 김은산 교수)는 이온빔 장치 설치 및 운영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필수 진공 장치, 냉각장치 및 RF 전원 등 주요 부품과 기반 설비를 구축 하고, 제어 시스템, 인터락 시스템, 빔 진단 및 운영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김은산 센터장은 “공동연구팀이 확보한 가속기 개발 기술 및 인적·물적 인프라는 향후 가속기 관련 인재양성 및 연구에 활용돼, 물질 기초를 심층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가속기 과학기술 돌파구를 열어 줄 것”이라며 “가속기 기술의 활용 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국내 대학, 산업체 및 연구기관의 빔 활용 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시설을 개방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섭 KBSI 박사는 “이번 빔 인출 연구에 활용된 양이온가속질량분석기 기술은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해, 신약개발의 비용을 절감시키고 효율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의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KBSI와 고려대는 향후 가속기 성능 향상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개발에도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신형식 KBSI 원장은 “가속기 개발 분야 기반 기술을 보유한 양 기관은 연구장비 개발 및 관련 연구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협력해왔다”며 “향후 첨단 분석연구장비 개발뿐만 아니라, 축적된 장비개발 노하우 및 기술을 활용해 국가적 대형연구시설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