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주날씨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나노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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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용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선임연구원
<양태용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선임연구원>

태양은 우리가 거의 매일 보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비밀도 많다. 남아 있는 가장 큰 수수께끼 중 하나는 바로 태양 코로나와 태양풍이다. 태양 온도는 핵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점점 낮아지는데 신기하게도 태양의 가장 바깥 대기층인 코로나 온도가 태양 표면(광구) 온도보다 훨씬 높다.

이례적으로 높은 전염력으로 전 세계를 고통 속에 빠뜨린 코로나19처럼 태양 내부에서 코로나로 에너지를 전달하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코로나 바이러스와 태양 코로나가 이름이 같은 것이 우연은 아닌 듯 하다.

뿐만 아니라 지구가 태양의 이웃이 된 이래로 단 한 차례도 태양풍은 멈춘 적이 없다. 태양풍은 높은 에너지 입자들과 자기력선 다발로 가득 차 있어 매 순간 지구를 어루만지며 영향을 주는데 이 변화를 우리는 우주날씨라 한다. 우주날씨의 비밀은 달 기지 건설과 화성 탐사를 앞둔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지상에서 우리 생활에 날씨가 영향을 많이 미치듯 우주날씨의 변화도 위성통신 교란은 물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오차 증가, 전력망 손상 등 우리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태양풍으로부터 나온 미세 입자(플라즈마)의 분포를 관측해 그 비밀을 풀고자 야심차게 도전한 것이 바로 한국천문연구원의 '도요샛 프로젝트'다.

도요샛 프로젝트는 중량 약 10㎏의 나노위성 네 쌍둥이가 고도 500㎞를 비행하며 우주날씨를 관측하는 임무를 지녔다. 나노위성의 시작은 1999년 미국 스탠퍼드대의 밥 트위그스 교수와 캘리포니아 폴리텍대의 조르디 푸리그수아리 교수가 교육용으로 제작한 큐브 위성이다. 이후 값비싼 중대형 위성들의 임무를 대체하는 저비용 우주시스템으로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도요샛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4기의 도요샛 위성이 우주날씨 관측을 위한 고에너지 입자 검출기, 전리권 플라즈마 측정센서, 정밀 지구 자기장 측정기를 동일하게 탑재하고 있다는 것과 4기의 위성이 정밀한 자세와 거리 제어를 통해 일렬 종대와 횡대로 편대 비행을 한다는 것이다.

우주에서 나노위성 4대가 마치 철새떼처럼 열 맞춰 나는 상상을 하면 경이롭다. 위성의 자세 제어와 궤도 유지 목적으로 추력기를 탑재한 초소형위성 사례는 있지만 대형을 유지하고 위성 간 거리에 변화를 주는 경우는 도요샛이 세계 최초다. 대략적으로 극궤도의 위성은 90분에 걸쳐 지구를 한 바퀴 공전하는데 인공위성이 지나가는 곳만 관측할 수 있고 한 번 지나간 지역은 최소 90분이 지나야 관측 가능하다 보니 우주날씨 관측 자료 확보에 있어 시공간적 단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도요샛 프로젝트와 같이 다수 위성이 편대 비행을 하게 된다면 앞서 말한 단일 위성 관측의 시공간적 단점을 보완하고 좀 더 세밀한 구조에 대한 관측이 가능하게 된다.

4기의 도요샛이 관측한 우주날씨 정보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한 국내의 근지구 우주환경 공동 연구진이 분석할 예정이다.

코로나19는 도요샛 개발 과정에도 필연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개발 참여 연구자들은 성공적인 발사를 위해 오늘도 노력 중이다. 도요샛은 계획대로라면 올해 연말에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발사장에서 러시아 소유즈-2 로켓에 실려 우주로 간다. 북극과 남극을 지나는 극궤도로 하루에 14번 정도 지구를 공전하며 태양으로부터 불어온 고에너지 입자들과 자기장이 지구 주변에서 일으키는 변화들을 매순간 기록했다가 철새 도래지에 도요새가 돌아오듯이 하루에 2-3회 한반도 상공에 찾아와 우주날씨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줄 것이다.

양태용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 선임연구원 yty16@kas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