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선]공공배달앱 성패는 서비스 질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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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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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은 배달앱 시장 독과점을 해소하기 위해 태어났다. '1호 공공배달앱'은 지난해 3월 출시한 전북 군산시의 '배달의명수'다. 이후 서울시, 인천시, 부산시, 광주시, 세종시, 경기도, 강원도, 경북, 경남, 전북, 전남, 충청 등 광역시·도를 비롯해 기초자치단체까지 20여개에 이른다.

대부분의 공공배달앱은 낮은 중개수수료로 '착한소비'를 지향한다. 민간 공공배달앱이 6~13%이지만 공공배달앱은 1~2%에 불과하다. 낮은 수수료로 가맹점주인 소상공인의 수익을 올리고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용자에게는 10~15% 할인 효과를 보게 한다.

공공배달앱은 단일 플랫폼 방식과 유니온 방식 두 가지로 나뉜다. 대부분의 공공배달앱은 단일 플랫폼 방식으로 지역화폐와 연계한다. 유니온 방식은 서울시와 세종시가 서비스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에서 성남시가 독자 서비스로 유니온 방식을 채택, 오는 19일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유니온 방식은 소비자가 배달앱 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이점이지만 해당 앱을 일일이 내려 받아서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가맹점의 경우도 참여 배달앱을 가게 판매시점정보관리기(POS)에 모두 설치해야 주문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착한소비를 표방하는 공공배달앱이 모두 순항하는 것은 아니다. 배달의명수는 지난 5월까지 누적 주문 건수가 45만9483건에 불과하다. 1222개 가맹점이 하루 평균 1개 주문을 받는 셈이다. 서울시가 배달앱 7개를 모아 만든 공공배달 서비스 '제로배달 유니온' 역시 점유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이름값을 내는 게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다. 지난해 12월 1일 출시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입자 38만명을 넘어섰다. 총거래액은 312억원,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0만8000명을 각각 기록했다. 반짝 흥행 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지금까지의 공공배달앱과 다른 모습이다.

비결은 소비자 혜택이다. 기존 공공배달앱은 낮은 배달 수수료만을 내세울 뿐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할인 혜택이 부족했다. 배달특급은 출시 초부터 신규 회원에게 최대 1만원 할인 쿠폰을 뿌리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14일 서비스를 시작한 용인시에서는 신규 회원 등에게 최대 1만원의 쿠폰을 지급했다. 이 외에도 용인 지역화폐 이용 시 15% 할인, 치킨 가격 4000원 할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민간배달앱인 요기요와 쿠팡이츠를 제친 곳까지 나왔다.

지금까지 경기도 내 19개 시·군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 말까지 전체 31개 시·군 가운데 성남시를 제외한 30개 시·군에서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는 여전히 공공배달앱의 약진을 '찻잔 속 태풍'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의 노하우나 인력, 마케팅 비용 등에서 민간 기업과 비교해 체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민간배달앱 업체들은 이미 우수 개발자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위력으로 다른 테크기업과 이름을 함께한다. 업체당 많게는 수백명의 개발자를 보유,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 선보이고 있다. 고객 확보를 위해서도 연간 수백억원에 이르는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고 있으며,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거래액 규모도 다르다.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거래 규모가 15조7000억원에 이른다.

민간배달앱과의 전쟁에서 공공배달앱이 영향력을 얼마나 더 키울 수 있을까. 단순히 낮은 수수료나 공공성만 강조해선 부족한 느낌이다. 핵심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서비스 질이 될 것이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