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준호 인그래디언트 대표 “AI로 차별 없는 양질 의료 서비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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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인그래디언트 대표
<이준호 인그래디언트 대표>

“복잡한 의료 체계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기 위해 의료 인공지능(AI) 사업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의료 AI를 개발하는 인그래디언트 이준호 대표의 전공은 피아노다. 음대생이 의료 AI 사업을 시작한 이유를 이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 대표는 “가족 중에 의료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아 어릴 때부터 저렴한 비용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꿈꿨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시절 손가락 부상을 당한 이후 병원 치료를 받으며 미국의 복잡한 의료 시스템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접했고, 이후 의료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음악을 전공했지만 가족을 통해 의료 기술 트렌드와 소식을 꾸준히 접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6년 전 딥러닝 기반 AI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의료 분야에 진출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의대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 대표는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교수들이 데이터 가공에 전체 프로젝트의 80% 이상 시간을 쏟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회상했다. 인그래디언트 주력 상품인 '메디라벨'이 탄생한 배경이다.

당시 의료AI 프로젝트는 데이터 가공과 전처리 단계(라벨링)에서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가다 보니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이 대표는 “데이터 가공을 쉽게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메디라벨의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메디라벨은 사용자(의료진·연구진) 상호작용을 분석해 다음 행동 패턴을 예측한다. 의료 데이터 판독 시 사용자마다 소견이 다르기 때문에 정답을 제안하기보다 이들의 상호작용을 예측한다.

기존 솔루션이 데이터를 라벨링하기 위해 암세포 등을 일일이 손으로 체크한 후 색칠하는 반면에 메디라벨을 이용할 경우 한 번 클릭만으로 비슷한 데이터를 반자동으로 선택해 시간을 단축시킨다. 사용자 경험이 축적될수록 알고리즘 성능이 개선돼 사용자가 원하는 부위를 정확하고 빠르게 분류할 수 있다.

이 대표에 따르면 메디라벨은 기존 대비 라벨링 속도 10배, 정확도를 2배 수준을 높였다. 미세한 크기 염증, 결절 등 인식하기 어려운 병변까지 분류한다. 의료기기 종류나 데이터 포맷, 질병 종류와 관계없이 의료영상 데이터를 사용하는 모든 분과에서 활용 가능하다.

이 대표는 “사용자와 AI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을 학습하며 더욱 정교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유수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의료진이 메디라벨을 쓴다. 최근에는 대구가톨릭대병원이 메디라벨로 코로나19 관련 폐, 흉부질환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인그래디언트는 북미 의료기기 유통회사와 협업해 현지법인 설립도 추진한다.

이 대표는 “AI 발전은 의료 연구를 위한 데이터 가공 시간을 줄여주고 빠르고 정확한 병변 추출에 도움을 준다”면서 “지역과 경제 수준에 상관없이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