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인간보다 똑똑하다...메타버스 시대 초거대 AI 부상

인간의 지능보다 훨씬 더 똑똑한 '초거대 인공지능(AI)' 핵심 기술 선점을 위한 대기업들의 투자가 거세지고 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다.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 용도에 한정되지 않고,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사고·학습·판단·행동하는 AI를 말한다. 현존하는 AI 기술 중 가장 진화된 형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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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거대 AI는 기업이 추진하는 모든 사업 분야에서 알파고 수준 이상으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자체 개발하지 않으면 다른 기업이 개발해둔 초거대 AI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모든 주도권을 넘겨주는 셈이다. 결국 치열한 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면 안된다는 공감대를 가질 수밖에 없다. 산업계 전체가 초거대 AI 기술 자립도를 높이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국내 대기업들은 구글, 오픈AI 등과 기술 격차를 좁히고 차별화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핵심 인재 확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LG, SK텔레콤, KT, 네이버 등 주요 ICT 기업들이 초거대 AI 기술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국내 제조업 중 초거대 AI 기술 확보에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기업 중 하나가 LG그룹이다. LG는 올해 초거대 AI에 1억달러(약 1169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그룹 내 AI 기술과 연구는 LG AI연구원이 주도한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1초에 9경5700조번의 연산 처리가 가능한 글로벌 톱3 수준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연내 6000억개 파라미터를 갖춘 초거대 AI로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 AI연구소 '오픈AI'가 개발한 현존하는 최고의 초거대 AI 언어모델인 GPT-3가 보유한 1750억개 파라미터의 3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지난 5월 17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AI토크콘서트에서 발표하고 있다. 자료 제공-LG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지난 5월 17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AI토크콘서트에서 발표하고 있다. 자료 제공-LG

LG AI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 조 단위 파라미터의 초거대 AI도 개발한다. 이 같은 규모의 '초거대 AI' 개발은 글로벌 제조기업 중 첫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AI 연구개발을 주도, 총괄하는 삼성리서치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초거대 AI 분야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투자에 힘을 싣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초거대 AI 분야 개발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는 작년 10월 국내 최고 수준의 슈퍼컴퓨터를 구축, GPT-3를 뛰어넘는 한국어·일본어 초거대 언어모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네이버는 자사 AI 관련 행사인 '네이버 AI 나우'에서 자사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 파라미터가 GPT-3보다 많은 2040억개라고 했다. 네이버는 서울대와 초거대 AI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초거대 AI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 분야에 수백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올해 초 초거대 AI 기술 개발에 전방위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1500억개 파라미터를 갖춘 AI를 연내 개발하는 것이 우선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AI 원팀 참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AIST, 한양대와 함께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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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원팀은 초거대 AI 모델 확보를 핵심 의제로 정했다. 이들은 6개월 넘는 긴 시간 동안 실무 논의를 이어왔다.

KT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 구축, 데이터 수집·분석, 모델 학습, 응용 태스크 적용 등 연구개발(R&D)과 상용화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됐다.

KT 초거대 AI 관련 업무 협력 사진 제공-KT
KT 초거대 AI 관련 업무 협력 사진 제공-KT

KAIST는 머신러닝 알고리즘 최적화와 애플리케이션 부분을 맡았다. 한양대는 데이터 정제·필터링 알고리즘 개발, 분산·병렬 알고리즘, 모델 최적화 분야에 집중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대형 모델 학습, 모델 개발 분야에 뛰어든다. KT를 중심으로 한 AI 원팀은 올해 말까지 우선 초거대 AI의 학습을 완료, 내년 상반기 내 초거대 AI 모델을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에서도 차세대 AI 관련 기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차세대 AI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19년 만든 정부의 '인공지능 국가 전략'에 따라 2026년까지 약 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초거대 AI 기술 개발은 막대한 컴퓨팅 인프라 투자가 필수다. 전 세계적으로 초거대 AI는 자금력이 충분한 대기업 위주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차세대 AI 원천기술 투자에 뛰어든 것은 미국 등 AI 선진국이 주도하는 차세대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표] 국내 대기업, 초거대AI 개발과 투자 현황(출처 업계 취합)

[창간특집] "인간보다 똑똑하다...메타버스 시대 초거대 AI 부상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