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첫 교육과정에 융합만으로는 안된다.... 전문가들 AI 기본 역량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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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새 교육과정 총론 발표를 앞두고 과학기술계 뿐만 아니라 교육당사자들까지 인공지능(AI)을 포함해 미래 역량 교육이 필수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AI시대에는 AI를 배우고 직접 활용할 수 있어야 하지만 '융합'만 강조되는 점을 크게 우려했다.

교육부는 22일 '2022 개정 교육과정' 공청회를 열어 총론 초안을 발표하고 다음 달 중순 확정한다. 이를 앞두고 교육부는 19일 국가교육과정 정책자문위원회를 개최하면서 보완 사항을 점검했다.

교육과정은 교육 내용과 학습활동을 편성한 전체 계획이다. 정부는 2015년 교육과정을 개정한 후 7년만인 2022년 교육과정을 새롭게 개정할 예정이다.

새로운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서가 새로 개발되고 평가 체제도 개편된다. 총론에서는 어떤 역량을 중점에 두고 키울 것인지, 이를 위해 어떤 교과목을 개발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범위까지 자율성을 둘 것인지 등 구체적인 윤곽이 나온다.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방향이 정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4월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계획에서는 AI·디지털 소양을 기본소양으로 강화한다고 했지만 미래 교육을 위한 전환에는 못미친다는 지적이 많다. AI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을 구현한다는 과제만 다뤘다. 이 때문에 각계에서 총론에 AI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AI 시대 AI를 궁극적으로 활용하고 협업하기 위해서는 초중고에서 AI 역량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기본계획 발표 후 여전히 구체적인 미래 역량 강화보다는 융합을 앞세운데다 일각에서는 시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교육계와 과기계 우려는 더욱 커진 상황이다.

공학교육학회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는 문제를 시스템화해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능력과 최적화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소양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디지털 시대에 기본 프로그램을 다룰 줄 아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교육에서 최소한의 컴퓨터 언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일 한국공학교육학회장은 “국가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4차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과목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과정 개정에 학생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만든 참여위원회의 위원인 학생들도 AI 리터러시 교육을 강조했다.

문해력이 글을 읽어 이해할 뿐 아니라 생각한 바를 글로 쓸 수 있는 능력이다. 디지털 문해력은 디지털 세계에서 디지털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코딩 등의 도구를 활용해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다. AI 문해력은 AI를 통해 세상을 분석하고 원하는 데 AI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한다.

박현성 인천남고 학생은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으로 AI 등 디지털 역량 교육을 강조했다. 박현성 학생은 “실무에 있어 디지털 역량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며 “단순한 이론교육이 아니라 코딩 등 실습 역량 위주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인천능내초 학생 역시 기후위기에 대비한 생태 교육과 함께 AI 시대 디지털 문해력을 강조했다. 이 학생은 “AI 첨단 기술에 대응하는 디지털 문해력과 디지털 활용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것인데, 기존 체계 유지에 발목잡히고 있다고 꼬집는다.

유정수 전주교대 교수는 “기성세대를 위해서가 아니라 학습자 중심으로 교육을 위한 교육과정이 개정돼야 한다”며 “학생들도 AI 역량을 키우고 싶어하는 만큼 독립교과로 전공을 교육자들에게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책자문위원회에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가 교육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적극적인 자문과 정책적 제안을 해달라”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