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5년 만에 당명을 교체한다. 2월 설 연휴 직전에 새 당명을 확정할 예정으로, 당 정체성과 보수의 가치 재정립은 물론 상징색 변경 여부까지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2일 장동혁 대표의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 후속 조치로 당명 개정 절차에 착수했다. 새 당명은 당원 의견 수렴 결과에 국민 공모, 당헌 개정 절차 등을 거쳐 다음 달 중 확정될 예정이다. 장 대표는 앞서 지난 7일 쇄신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 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전화 ARS 방식으로 책임당원 의견을 조사했다. 전체 책임당원 77만4000여명 가운데 25.24%가 응답했으며, 이 중 13만3000여명(68.19%)이 당명 개정에 찬성했다. 동시에 진행한 새 당명 제안 접수에는 1만8000여건의 의견이 모였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장 대표의 '이기는 변화' 발표에 따른 후속 조치로 당명 개정 절차에 공식 착수했다”며 “책임당원 조사를 통해 당명 개정을 통한 변화와 새로운 출발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당명 변경은 단순한 쇄신 차원을 넘어 12·3 비상계엄 이후 따라붙은 '내란정당' 프레임에서 벗어나려는 정치적 리셋 시도로 풀이된다.
당명 개정이 확정될 경우, 2020년 9월 사용을 시작한 '국민의힘'은 약 5년 5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국민의힘 당 연혁상 출발점인 한나라당을 기준으로 하면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에 이어 다섯 번째 당명 변경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부터 주말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당명 공모전'을 진행한다. 공모 결과와 책임당원 제안 내용을 토대로 전문가 검토를 거쳐 설 연휴 이전 최종 당명을 결정할 계획이다.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한 사전 제안 접수에서는 '공화', '자유', '미래' 등의 단어가 포함된 당명 아이디어가 다수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당의 미래와 대한민국을 떠받칠 수 있는 새로운 야당으로의 출발이라는 점을 봐주셨으면 한다”며 “보수의 가치와 당의 정체성을 최대한 구현할 수 있는 당명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단계에서는 복수의 후보를 놓고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당명 변경과 함께 당색 조정 여부도 검토 대상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색 변경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있지만, 당원들 사이에서는 현행 색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소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이 부분 역시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이번 당명 개정을 두고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강경 기조를 유지해 온 지도부 구성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당명만 바꾸는 방식의 쇄신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과거 당명 변경은 대체로 기존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함께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처럼 지도부가 유지된 채 당명만 바꾸는 방식이 과연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