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 미리 준비하자” 은행권 자체 플랫폼 개발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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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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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한국은행이 추진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사업과 별도로 자체 CBDC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 개화 준비에 나섰다. 내년 6월 모의실험이 종료하지만 이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블록체인 등 필요 기술요건과 CBDC 플랫폼 구축 역량을 미리 확보해 시장 변화에 적기 대응하겠다는 포석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은 자체 CBDC 플랫폼 구축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이미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고 농협은행은 플랫폼 구축에 필요한 여건을 살펴 조만간 플랫폼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이 발행한 기존 화폐의 유통-수납-환수-폐기 등 전체 화폐 유통 사이클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새로운 디지털화폐 환경에 맞게 필요한 기술을 점검하고 각 유통 단계에서 예상되는 요구 사항을 직접 파악하고 해결해보는 것이 자체 CBDC 플랫폼 구축 목표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 방침상 현재 모의실험 사업에 시중은행이 참여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내년 6월 사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며 “스스로 필요 요건을 찾고 기술을 연구개발해야 한국은행 CBDC 플랫폼이 열렸을 때 더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이 CBDC 플랫폼 핵심인 만큼 두 은행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내재화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과 기술을 갖추면 CBDC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블록체인을 접목해내부 업무와 대고객 서비스 진화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BDC 플랫폼을 시작으로 블록체인을 이용한 다양한 디지털 혁신을 시도해보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시중은행은 주요 대학과 협업하는 등 CBDC 관련 기술을 연구 개발해왔다. 한국은행이 CBDC 플랫폼 모의실험 사업에 나서면서 대략적인 필요 기술과 구성 요건이 공유됐다. 현재는 구체 사업 내용을 들여다볼 수 없지만 추후 시중은행은 참관인(옵서버) 형태로 CBDC 플랫폼 모의실험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CBDC는 아직 국내 도입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가상자산 시장 확대와 빠른 블록체인 기술 발전 등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금 없는 경제 실현을 목표로 중국이 CBDC 시범도입을 연구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주요 국가가 CBDC 발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국내 금융사는 물론 블록체인 스타트업, 정보기술(IT)서비스 기업 등이 시장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